삼성·LG 별도 셋톱 판매·라디오 기능 비활성화로 소비자 이익 침해 지적

 

김정재 의원(새누리당, 포항시 북구)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는 모습 / 사진=김정재 의원실

 

72016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가 판매하는 초고화질(UHD) TV와 스마트폰 라디오 기능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우선 제조사들이 유럽 표준에 맞춰 생산한 UHD TV에 대해 추가 장치 판매 계획을 세운 것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정부가 UHD 방송 표준을 7월에 미국 방식으로 선정하면서 이미 유럽 방식으로 제조된 UHD TV 제품을 산 소비자들은 2016년까지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재 의원(새누리당, 포항시 북구)UHD TV를 구매한 사람들은 (UHD 시범 방송이 시작되는) 20172TV를 켜봤자 초고화질을 볼 수 없다따로 셋톱 박스를 설치해야 UHD 방송을 본다고 하면 얼마나 분노하겠나라고 말했다.

 

최재유 미래부 제2차관에 따르면 현재 제조업체들은 미국 표준으로 제작된 UHD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별도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제조사와 방송사들은 암호화 방식 등 관련 문제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부 소속 의원들은 소비자가 별도 수신 장치를 돈 주고 구매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제조사들이 소비자에게 별매 예정인 솔루션을 필요로 한다고 안내하는데 이게 바로 따로 장비를 구입하라는 뜻이라며 소비자들은 별도 구매를 하지 않고 무료로 보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제조사와 방송사는 전송 문제에 여전히 합의점을 못 찾고 있는데 미래부는 관련 고시에서도 자율적으로 합의하라고 내버려뒀다고 미래부 대응 방식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이제 미국식으로 방송하면 유럽 방식 제품을 산 소비자들은 어떻게 되느냐며 제품 수신 방식이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제조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최 차관은 제조사들이 앞으로도 수출용으로 유럽식과 미국식으로 만들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이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박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중랑구을)자꾸 해외 수출과 관련해서 우리 국민들이 희생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신상진 미방위원장(새누리당, 성님시 중원구)국내에서 100만대가 팔린 제품에 대해 구매자가 피해를 보게 됐는데 수출용으로 유럽형을 계속 생산할 거라는 식으로 질문의 요지를 피해가면 안 된다향후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든가 문제 지적을 수용하는 답변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최 차관은 소비자들 피해가 없도록 (제조사들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대답했다.

 

박홍근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요즘은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가구 수가 적어 UHD 방송 수신을 위한 별도 장치를 필요한 가구 전체에 설치해도 비용이 1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삼성이나 LG가 미르재단에 낸 돈에 비하면 껌 값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국감을 통해 국내 제조사들이 판매하는 스마트폰에 라디오 기능이 비활성화돼 있다는 점도 알려졌다. 갤럭시 S7이나 G5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도 라디오 칩이 탑재됐지만 일본과 달리 스마트폰 라디오 기능은 쓰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배덕광 의원(새누리당, 부산 해운대을)얼마 전 발생한 지진 사태 당시 카카오톡이 2시간 동안 작동되지 않았고 이동전화도 먹통이 됐다라디오 기능이 있다면 재난 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소비자가 주파수 대신 앱을 실행해 이동통신 망으로 라디오를 청취하면 데이터가 매달 3기가바이트(GB) 더 소비되고 5만원대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라디오 주파수를 이용하면 배터리 소비도 1/10로 줄어드는데 이동통신사 이익을 위해 이 기능을 비활성화한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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