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전 회장 등 전 경영진 무능이 부실경영 원인…추가 사재출연 없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4일 "한진해운 인수 전에 대한항공의 알짜기업인 에쓰오일 주식을 매각하고 1조원 이상 한진해운에 투입했다"며 "한진해운은 자회사가 없었고 파산 직전이었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는 현대상선 이상의 노력"이라고 주장했다.

조양호 회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참석, 대주주로서 물류대란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냐는 추궁에 이 같이 밝혔다.

조 회장은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앉아 의원들의 질문을 받았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임직원에 대해서는 책임을 느낀다고 답하면서도, 최고경영자(CEO)로서 대형 외국 선사들의 출혈경쟁은 불가피했다고 토로했다.

조 회장은 "최근 해운 물류 사태와 그 문제로 국민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며 "외국 선사들이 정부로부터 수십조원을 지원받아서 물량 공세, 저가공세로써 출혈경쟁을 벌여 사기업으로서 한계를 느꼈다. 할 수 없이 자율협상을 통해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부실경영을 촉발시킨 장본인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앞서 조선·해운업 연석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했던 최은영 전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답변을 내놨다.

최 전 회장은 지난달 9일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업 연석청문회, 이른바 ‘서별관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회사 떠난 지 2년9개월이 지났고 법정관리 당시에는 회사를 경영하지 않았다"며 부실경영 책임을 회피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한진해운은 2014년까지 운영권을 쥐었던 최은영 전 회장 등 해운업계의 특수성을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굉장히 부실해졌다"며 최 전 회장을 포함한 전 경영진의 무능이 위기를 불렀다고 반박했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 회생 필요성을 누차 강조하면서도 사재 출연 외 더 이상의 지원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조 회장은 “현재 공해 상에서 고아같은 처지에 놓인 한진해운 선원들에게 안타까움을 느껴 400억원 사재를 출연했다. 금액은 재산의 20% 정도”라며 “(추가적인 회생 자금 마련책은) 법정관리에 들어갔기 때문에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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