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작가군 갖춘 제작사 잇단 인수…콘텐츠 영향력 지수도 지상파 제치고 1위

CJ E&M이 분할시킨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의 공세적 확장전략이 도드라진다. 사진은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 해외 대학생들이 방문한 모습. / 사진=뉴스1

 

CJ E&M이 분할시킨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의 공세적 확장전략이 도드라진다. 콘텐츠 경쟁력을 갖춘 제작사들을 연이어 인수하는 모양새다. 이들 제작사의 공통 연결고리가 ‘작가’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기대보다 빨리 시장에 안착한 점이 이 같은 공세를 이끄는 동력이다. CJ E&M은 기업공개까지 나아갈 작정이다.

27일 콘텐츠 산업계에 따르면 스튜디오 드래곤의 공세적 확장전략을 펴고 있다. 최근 눈길을 끄는 움직임은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M&A 행보다.

스튜디오 드래곤은 21일 제작사 KPJ의 지분 100%를 150억원에 인수했다. 제작사 KPJ는 2014년 10월에 설립됐다. KPJ에는 ‘대장금’, ‘선덕여왕’, ‘뿌리깊은 나무’, ‘육룡이 나르샤’ 등을 집필한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속해 있다. 사극에 강한 셈이다. 장르적 다변화에도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CJ E&M 측은 금융당국 공시를 통해 취득목적으로 드라마 글로벌 사업 확대를 제시했다.

인수의 핵심고리가 ‘작가’라는 점이 유독 눈길을 끈다. 스튜디오 드래곤은 설립에 앞서 2013년에는 JS픽쳐스를 인수하고 지난해에는 화앤담픽쳐스와 문화창고 지분을 획득했다.

화앤담픽쳐스는 한류산업에서 영향력이 큰 김은숙 작가(‘태양의 후예’, ‘상속자들’, ‘신사의 품격’ 등 집필)가 속해있다. 문화창고에서는 ‘별에서 온 그대’와 ‘프로듀사’를 집필한 박지은 작가가 활동한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기획한 서우식 전 바른손 대표는 최근 한 팟캐스트 방송에 나와 “김은숙 작가 집필만으로 중국 아이치이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스타작가의 영향력이 산업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장민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분석팀 박사는 “콘텐츠 질이 좋지 않으면 아무리 유명한 한류스타도 나와도 시청률이 높지 않다는 걸 업계에서 깨달았다”며 “믿을만한 작가를 투입해 IP(지적재산권)을 만들고 이를 다방면으로 수출하는 전략이 더 효과적인 셈이다. 중국에서 웹 소설이 다양한 영상물로 확장돼 인기를 끄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실제 화앤담픽쳐스는 지난 2월 중국 제작사 해피ERA미디어유한회사와 손잡고 김은숙 작가의 ‘상속자들’을 중국영화로 리메이크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윤하림 화앤담픽쳐스 대표는 “김은숙 작가 작품은 해외리메이크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며 “원작을 토대로 양사가 가진 제작인프라의 장점을 공유해 공동제작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IP 중심의 확장전략이 가진 장점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스튜디오 드래곤의 공세적 움직임은 기대보다 빨리 시장에 안착했다는 점에서 동력을 얻었다. 특히 광고시장에서의 상승세가 유독 도드라진다. 시청률에 비해 유독 큰 콘텐츠 영향력 덕이다. 스튜디오 드래곤이 제작한 ‘또 오해영’의 경우 시청률은 11.4% 였지만 CJ E&M과 닐슨코리아가 공동집계하는 콘텐츠영향력지수(CPI)에서는 지상파를 제치고 전체 1위에 올랐다. 역시 스튜디오 드래곤이 제작한 ‘굿와이프’ 역시 CPI지수에서 선전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CJ E&M의 주력 시간대인 22시 금요일 광고단가는 올해 1월 지상파(KBS, MBC)를 넘어선 이후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라며 “23시 월요일 역시 주력 시간대이고 단가는 2014년 200만원 수준에서 현재 700만원 수준까지 도달했다. 23시 토요일 광고단가도 6월 대비 200%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스튜디오 드래곤이 스타작가들을 연이어 품으면서 광고단가는 또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선순환 구조인 셈이다.

이 덕에 스튜디오 드래곤의 기업가치 역시 더 커진 모양새다. 박상하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스튜디오 드래곤의 신주 발행가액을 감안하면, 기업가치는 6060억원”이라며 “이는 CJ E&M 시가총액에서 약 20%에 육박한다”고 풀이했다. 스튜디오 드래곤의 제작 드라마가 4분기부터 지상파 방송사 편성에 추가된다는 점도 대형호재다.

CJ E&M 측은 이 기세를 몰아 스튜디오 드래곤의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튜디오 드래곤은 이달 들어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일단 9월 초 국내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상태다. IPO가 보다 가시화되면 모회사인 CJ E&M의 주가에도 긍정적 신호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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