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사측 총파업 불참 강요" 주장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원들은 정부와 사측의 일방적 성과연봉제를 반대하며 총파업을 23일 실시했다. 이날 금융노조 조합원 7만여명(금융노조 추산·정부추산 2만명)은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 모여 총파업 임시총회를 열었다. / 사진=이준영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정부와 회사가 추진하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며 총파업을 23일 실시했다. 이날 금융노조 조합원들(금융노조 추산 7만여명, 정부 추산 2만여명)은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 모여 총파업 임시총회를 열었다.

오전 11시 상암 월드컵경기장 관객석 60%가량이 조합원들로 찼다. 관객석은 6만6000석 규모다. 조합원들은 운동장 가운데에도 모여 있었다. 대략 6만명 이상이 이날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성과연봉제는 조합원 임금 삭감과 해고를 쉽게 만든다"며 "단기 실적주의가 만연해져 국민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사측이 성과연봉제와 쉬운해고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10월 제2, 제3의 파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국책은행을 부실덩어리로 만든 관치금융을 철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기업은행 조합원은 "20년 넘게 기업은행에서 일했다. 성과연봉제는 저성과자 해고로 이어진다. 상사에게 찍힌 자, 성과가 낮은 자는 쉽게 해고될 것이다. 특히 금융 위기나 경제 위기가 오면 대규모 해고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은행 5년차 직원은 "젊은 직원들도 성과연봉제가 쉬운해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공감하고 있다. 특히 성과연봉제는 임금 총액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직원간 경쟁을 일으킨다. 은행은 성과가 직접적으로 나는 업무도 있지만 이를 지원하는 업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는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돈이 안되는 고객에겐 소홀해질 수 밖에 없다. 계좌 비밀번호 관련 업무를 보러 온 고객보다 대출 고객이 우선시 된다"고 밝혔다. 


◇ 조합원 "사측, 총파업 불참 강요" 주장
 

23일 금융노조 총파업 임시총회 현장 / 사진=이준영 기자
금융노조는 조합원 10만명을 파업에 참여시키려 했으나 이날 참석 인원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날 사측이 조합원 상대로 참석하지 말라고 압박을 가했다고 금융노조는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기업은행 직원은 "지점장이 정규직 직원들에게 승진이 얼마 안 남았는데 파업에 참여하면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협박했다"며 "계약직 직원들에게는 정규직 전환 불이익을 말하며 파업 불참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기업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등 전국 은행 영업점에서 파업불참 강요 행위가 있었다.

기업은행은 경영진 지침으로 지점별 파업불참 인원을 50% 이상으로 정했다. 지점에 남을 인원이 결정되지 않으면 지점장이 직접 지정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를 거부하는 은행원들은 50% 비율이 채워질 때까지 전일인 22일 퇴근 시키지 않았다고 금융노조는 주장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NH농협은행도 정부 쪽에서 사측에 파업 참여 인원을 4000명 이하로 줄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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