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영화 규제정책 촘촘한 중국…미국 업계 돌파구 찾아 동분서주

중국 영화내수시장이 세계 최대규모로 커지면서 이를 노린 할리우드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CGV를 비롯한 국내업체들의 공략도 적극적이다. 사진은 CGV 중국 70호점 모습. / 사진=CGV

 

할리우드가 중국 시장을 뚫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촘촘한 규제와 자국 산업 보호 정책 탓에 중국 내수 시장에 비집고 들어갈 틈을 찾기가 쉽지 않다. 소니픽쳐스와 중국 완다그룹이 손잡은 것도 중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22일 유력 소식통을 인용해 완다그룹이 할리우드 제작사 소니픽쳐스와 손잡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완다그룹은 올해 초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 레전더리픽쳐스를 35억달러에 인수했다. 또 완다그룹의 미국 자회사 AMC엔터테인먼트는 미국 4위 영화관 체인 카마이크 시네마도 12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이 같은 미국발 보도에 대해 국내에서는 완다에 초점이 찍혀 있는 모양새다. ‘엔터테인먼트 제국’을 꿈꾸는 왕젠린 회장의 꿈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완다는 전 세계에 스크린 9500개를 확보하고 있다. CGV는 2600여개 규모다. AMC, 카마이크 인수 등 공세적인 인수·합병의 성과다. 또 제작사까지 인수해 콘텐츠 경쟁력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테마파크 시장까지 진출했다.

다만 소니의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할리우드 영화제작자들이 중국 배우 섭외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보도를 내놨다. 중국 배우가 출연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중국 시장에 할리우드 영화를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외국영화 수입편수를 제한하는 규제정책을 쓰고 있다. 또 국산영화를 전략적으로 지원한다. 6월22일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 나온 박영규 CGV 중국전략팀장은 “중국 국산영화 편당 관람객 수와 수입외화 편당 관람객 수 차이가 있다”며 “WTO 등 쿼터가 있어 수입외화 비율을 높이지만, 전체적으로 정책방향은 국산을 훨씬 장려한다”고 전했다. 그나마 WTO 덕에 수입편수도 20편에서 34편으로 늘어난 상태다.

같은 자리에서 서정 CGV 대표도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 나와 “할리우드 메이저 콘텐츠 회사들이 중국에 굉장히 집중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터져도 그 밖에서 터지지 않으면 제작비나 마케팅 비용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중국에는 15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시장이 있다. 중국의 이야기, 중국의 배우, 중국의 제작자 등 이미 굉장히 활발하게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이다. CGV의 경우 현재 중국 내 박스오피스 기준 극장사업자 6위다. 4년만에 16계단 뛰어오른 수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니와 완다는 영화에 공동 투자하거나 마케팅 등에서도 협력할 수 있게 됐다. 또 완다가 일부 영화에서 제작비의 10%까지도 댈 수 있다. 특히 소니의 경우 완다의 중국 내 상영관을 통해서도 중국 현지 진출에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

한 콘텐츠전공 학자도 "할리우드는 아직 중국 영화보다 자기들 영화를 중국에 걸기 위해 애쓸 것"이라며 "합작영화로 가면 진출이 좀 더 용이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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