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이사 달았지만 지분 문제·갤럭시노트7 위기 등 과제 산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 자리에 오르며 경영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완벽한 승계 작업을 이루기엔 넘어야할 산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 자리에 오르며 경영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완벽한 승계 작업을 이루기엔 넘어야할 산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이재용 부회장을 사내 등기 이사로 선임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재용 부회장은 비등기 임원으로 등재돼 있었다. 이로써 이재용 부회장은 권오현 부회장 등과 함께 경영전면에 나서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속한 투자,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등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의사결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사회는 이같은 상황에 이재용 부회장의 이사 선임과 공식적인 경영 참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선임배경을 설명했다.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은 등기이사 자리에만 오르지 않았을 뿐 이건희 회장이 병석에 누운 이후 삼성전자를 이끌어오다시피 했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향후 발생하는 경영상 일들에 대해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등기이사 선임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완벽하게 경영권 승계를 이룬 것은 아니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경영권 승계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것으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삼성생명 지분 및 이건희 회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중요한 과제가 남았다”고 설명했다.

지분 문제 뿐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은 갤럭시노트7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캐나다 정부에서 공식 리콜을 결정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 갤럭시노트7 사용과 관련한 강력 조치가 전해지는 상황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상무는 “이재용 부회장은 그동안 경영 능력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단 지적이 있어왔다”며 “다만 이번 갤럭시노트7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노트7과 관련해 심각한 타격을 줄 경우 등기이사 선임 초기부터 리더십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 이사 선임에 맞춰 경영지원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상훈 사장(CFO)이 이사직을 사임하게 되며 예정이며 사내이사 4명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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