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지진발생때 먹통… 복구된후에도 대처 도움주는 정보 찾기 어려워

13일 오전 국민안전처 홈페이지 첫 화면. 지진 위급상황과 관련한 정보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다. / 사진=국민안전처

 

12일 경주지역에서 잇따라 강한 지진이 발생해 긴박했던 당시 정작 국민안전처의 홈페이지는 먹통을 일으켜 논란이 되고 있다. 위급 상황 시 복구된 홈페이지조차 막상 들어 가보니 지진에 대한 행동요령을 한 눈에 찾을 수 없었다.

12일 저녁 7시 44분과 8시32분 경북 경주시 남서쪽 9㎞ 지역에서 규모 5.1, 규모 5.8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한반도 지진관측이래 최대 지진을 경험한 시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지진발생 지역 인근인 경주 및 부산은 물론이고 수도권에서도 상당수 시민이 진동을 느꼈다. 지인 안부를 묻는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먹통을 빚기도 했다.

이날 먹통된 것은 카카오톡 뿐만이 아니었다. 위기 상황 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긴급히 정보를 제공해야하는 국민안전처 홈페이지가 접속장애 상황을 일으킨 것이다. 이날 진동을 감지하고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를 확인했던 IT보안업계 종사자 김모(34)씨는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평소에 들어갈 일도 없고 위기상황에만 들어가는 곳인데 트래픽이 많다고 먹통이 된다는 것은 홈페이지 존재의 이유를 잃은 것”이라며 “긴급 상황이 지나고 들어갔는데도 현 상황과 관계없는 한가한 이야기들이 가득해서 그냥 나와서 뉴스검색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먹통됐던 국민안전처 홈페이지엔 어떤 정보들이 있을까. 기자는 직접 홈페이지를 방문해봤다. 위기상황을 알리는 홈페이지의 경우 첫 눈에 주요 정보가 들어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홈페이지를 열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좌측 상단의 지진에 대한 사전적 정의였다. 지진의 영문이름(earthquake)과 한자(地震)와 함께 ‘지진이란 지구 내부의 단층 붕괴 등에 의해 지반이 급작스럽게 변동하여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유발하는 재해’란 설명이 돼 있었다. 위급상황 시 정보를 얻기 위해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첫눈에 들어오는 정보 치곤 한가하기 짝이 없다. 지진에 대처해 안전을 확보하는 일이 당장 다급한데 지진의 뜻이나 새기고 있으라는 것인가.

오른쪽 상단 공지창이 그 다음으로 크게 눈에 들어왔는데 이곳엔 소방안전 표어 공모전 등 국민안전처가 하고 있는 활동 및 정책을 홍보하는 내용들이 주를 이뤘다.

홈페이지 하단에도 안전신문고, 포토뉴스, 사고현황 등 현재 긴급 상황과 전혀 관련이 없는 정보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IT부문을 다루는 기자조차 현재 가장 얻고 싶은 정보인 현재 상황 및 행동요령을 찾기가 어려웠다. 나이가 지긋한 이용자들은 더욱 주요 정보를 얻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출범한 국민안전처의 홈페이지가 이런 모습이라는 것이 알려지자 여‧야 정치권에서도 한목소리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주승용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은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새벽까지 먹통이 돼 지진 정보를 얻으려던 국민들의 애간장이 녹았다”고 지적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도 “지진이 나면 빨리 대피하고 해야 하는데 이번엔 국민들이 알아서 흔들리니 놀라서 스스로 뛰어나왔지 국민안전처의 대피 안내가 부족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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