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카카오 이어지며 지난해 위상 추락…직접 퍼블리싱 및 IP 활용 게임으로 올들어 승승장구

카카오게임 플랫폼 이미지. / 사진=카카오게임

 

카카오가 최근 자체 퍼블리싱과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들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는 대형 모바일 게임들의 ‘탈(脫) 카카오’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올초부터는 퍼블리셔로의 변신을 꾀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힘을 쏟아 왔다.

카카오는 과거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이용해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 1세대 캐주얼 게임들을 흥행시키며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해왔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권은 모두 ‘for Kakao’가 붙은 게임들이 차지했다. TOP 20 기준 점유율이 80~90%에 육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넷마블, 넥슨, 웹젠 등 대형 게임업체들이 카카오게임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게임을 선보이는 이른바 탈 카카오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카카오게임의 경우, 캐주얼게임을 중심으로 성장 평소 게임을 하지 않던 유저들을 모바일게임으로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기존에 게임을 오랜시간 즐기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역할수행게임(RPG) 장르의 흥행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속속 등장했다. 여기에 넷마블의 ‘레이븐’, 넥슨의 ‘히트’, 웹젠의 ‘뮤오리진’ 등 모바일 RPG가 타플랫폼이나 자체 서비스를 통해 흥행에 성공하면서 탈 카카오 현상은 가속화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카오는 지난해 게임 매출 23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2576억보다 9.8% 감소한 수치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 1월 남궁훈 카카오게임즈(구 엔진) 대표를 부사장으로 영입하고, 엔진과의 합병을 통해 카카오게임즈를 설립하는 등 대폭적인 조직변화를 시도했다. 또 플랫폼 사업을 개편하고 직접 퍼블리싱에 나서는 등 모바일게임 분야에 대한 상당한 투자를 진행했다.

카카오의 플랫폼 개편은 초반 부진을 겪었다. 카카오는 지난 6월 직접 퍼블리싱에 나선 첫 게임으로 모바일 RPG ‘원’을 출시했으나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7, 8월 각각 출시한 모바일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아이러브니키’와 ‘놀러와 마이홈’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카카오의 부활가능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아이러브니키는 파티게임즈와 카카오가 공동 서비스 중인 게임으로, 누적 다운로드 230만 돌파, 최고 매출 순위 4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2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부문 21위를 기록하고 있다.

놀러와 마이홈 역시 출시 한달만에 25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12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부문 16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놀러와 마이홈의 경우, 카카오가 최근 인수한 로엔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가수 ‘아이유’가 TV광고 속 모델로 등장해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러한 카카오의 직접 퍼블리싱은 수수료 부담(21%)을 줄이려는 게임사들의 탈 카카오 행보를 막고자 카카오가 새롭게 내놓은 정책이다. 카카오가 직접 배급하는 게임 개발사의 경우, 카카오 플랫폼 수수료율이 0%로 낮춰진다. 개발사는 구글 등 앱 마켓에 수수료 30%를 내고 남은 게임 매출을 카카오와 6(카카오):4 비율로 나누게 된다.

여기에 카카오가 지난 7월 선보인 ‘카카오게임 AD+’도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게임 AD+는 모바일게임에 광고를 접목한 것으로, 기존 부분 유료화 모델 수익과는 별도로 모바일 광고를 통해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카카오게임 AD+ 파트너에게는 월 게임 유료화 모델 매출액 기준 월 3000만원 이하는 수수료 0%, 3000만~1억원은 14%, 1억원 초과 시 21%의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고 있다.

기존 유료게임이었던 ‘스타나이트’는 AD+ 탑재를 통해, 무료 다운로드 방식으로 변경됐다. 카카오게임에 따르면, 스타나이트 for Kakao는 출시 일주일 만에 유료 다운로드 버전의 최근 3개월 매출 실적을 넘어선 것은 물론, 새로운 이용자 유입과 신규 매출을 발생시키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측은 “스타나이트의 매출 중 절반이 무료 광고 시청을 통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이용자들이 게임 내 광고 시청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를 토대로 카카오는게임 내 무료 광고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새로운 마케팅 채널을 찾고 있는 광고주들에게 게임내 무료 광고 시장을 어필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카카오 IP를 활용한 게임들의 성공도 눈에 띈다. 카카오의 프렌즈 시리즈는 카카오톡 내 이모티콘에서 자주 활용되는 카카오 프렌즈의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이다. 프렌즈 IP의 첫번째 작품인 ‘프렌즈팝’은 육각형 블록을 통해 여섯 방향으로 짝을 맞춰 블록을 없애 나가는 퍼즐 게임이다. 지난해 8월 출시이후 현재까지도 매출순위 10위권을 넘나들며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5월에 출시된 ‘프렌즈런’은 8종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해 다양한 스테이지를 질주하는 모바일 러닝게임이다. 출시에 앞서 사전 예약 111만명을 기록했다. 현재는 누적가입자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8일 출시된 ‘프렌즈사천성’ 역시 흥행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프렌즈사천성은 같은 그림의 블록을 짝맞춰 없애는 사천성 게임과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조합한 게임이다. 출시 전 사전예약에서 카카오 게임 역대 최단 기간인 23일만에 사전예약자 100만명을 돌파했으며 출시 이틀만에 구글 인기 게임 순위 1위를 기록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부진을 겪던 카카오가 최근들어 살아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다만 현재 대세라 할 수 있는 RPG가 아닌 캐주얼 부문에서만 흥행을 거두는 모습이 아직은 불안하다. 좀 더 다양한 장르에서 성공을 거두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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