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세일행사는 약이 아니라 독 주장도

지난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행사 때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고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 사진=뉴스1

 

지난해 내수진작을 목적으로 시행됐던 대규모 할인행사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가 올해 코리아세일페스타로 한 단계 진화해 29일부터 진행된다. 지난해보다 크게 진행되는 만큼 정부와 각 유통업체도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번 행사는 기존에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하던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내·외국인 대상 대규모 할인행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하던 코리아그랜드세일(외국인관광객 위한 쇼핑관광행사)을 통합해 확대 개편한 것이다. 이번 코리아세일페스타에선 할인행사와 더불어 다양한 문화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축제시작인 29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는 전국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쇼핑몰·전통시장 등의 유통 매장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집중 실시한다. 다음달 1일에는 한류를 주제로 한 대형 개막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할인행사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통업체의 참여가 활발하다. 이번행사에 참여하는 마트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하나로마트 등이다. 이마트는 29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시즌 대표상품과 주요 생필품 등을 최대 50% 할인해준다.

행사에 참여하는 백화점은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이다. 롯데백화점은 29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패션상품군 창고물량을 최종가 70%이상 할인판매하고 단독 콜라보 특별 상품을 제작해 판매할 계획이다.

오픈마켓은 G마켓, 옥션, 11번가, 인터파크 등이 참여한다. G마켓은 29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가전제품을 최대 70%까지 할인해주고 기저귀와 분유 등 유아용품은 최대 40%까지 할인 판매할 예정이다. 11번가는 아직 할인품목이나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지난해보다 규모를 키워서 크게 할인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밖에 위메프와 티켓몬스터등 소셜커머스 업체와 GS홈쇼핑, 현대홈쇼핑, NS홈쇼핑 등 홈쇼핑 업체, 면세점, 아웃렛, 전자제품할인점 등이 참여한다.

각 업체들은 기존 할인행사 때보다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동안 할인행사를 더 크게 할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평상시보다 할인품목이나 할인율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고 CU 관계자 역시 “평상시보다 할인하는 제품의 품목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는 유통업체의 매출 상승에 기여하기도 한다. 지난해 행사에 참여한 주요 업체들은 평균 20%가 넘는 매출 증가를 보였다.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이후 백화점 매출 증가율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4.0%, 대형마트는 3.6%, 온라인쇼핑몰은 28.9%, 편의점은 36.3%다.

이 때문에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유통업체들은 매출 증대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지난해 행사기간 동안 고객들이 더 많이 찾아주셔서 전체적으로 매출에 큰 도움이 됐다”며 “이번에도 긍정적인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마트 관계자 역시 “추석이 끝나면 유통업계에선 특별한 이슈가 없다”며 “정부가 주도적으로 소비 진작 분위기를 만들어 줘 유통업계에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참여하는 업체가 지난해에 비해 많이 늘었다”며 “작년 주요참여업체 매출이 평균 20%이상 상승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할인 행사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할인행사를 많이 한다고 해서 경기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통해 경기를 살리려고 하면 소비자들은 할인에 대한 내성이 생긴다”며 “과거 일본도 할인행사에 너무 의존해 정상가격의 제품이 안 팔리고 업체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희 교수는 또 “정부가 성과를 내기위해 무리하게 할인행사를 진행하면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기업들이 필요한 만큼 할인행사 전략을 짤 수 있도록 정부가 지나친 개입을 지양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