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박사 시장 분석보고서…"저작권 확립 등 제도적 지원 필요"

지난 달 24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에서 열린 SBS 새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제작 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김성균, 엑소(exo) 백현, 김산호, 지수, 남주혁, 소녀시대 서현, 강한나, 아이유(이지은), 진기주, 지헤라, 이준기, 홍종현, 강하늘, 윤선우(왼쪽부터)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의 원작은 중국 웹소설이다. / 사진=뉴스1

 

아이유‧이준기 주연 ‘달의 연인’과 박보검‧김유정 주연 ‘구르미 그린 달빛’의 공통점은? 정답은 원작이 웹소설이라는 점이다.

웹소설이 영상콘텐츠의 새 수원지로 떠올랐다. 각각 중국 웹 소설과 국내 웹 소설이 원작인 ‘달의 연인’과 ‘구르미 그린 달빛’이 SBS와 KBS의 전파를 타고 동시간대에 경쟁 중이다. 이런 와중에 국내 웹소설 시장을 본격 분석한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1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내외 웹소설 시장 동향과 트렌드를 심층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빅 플랫폼’ 전략과 정책제안을 담은 현안 보고서 ‘코카포커스 16-08호’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먼저 웹소설 부상 요인으로 스마트폰 이용자의 급증을 꼽았다. 모바일 인터넷이 웹툰이나 웹소설의 이용을 견인하면서 이를 원작 삼은 영화와 드라마, 게임이 인기를 끌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웹소설은 스낵컬처(snack culture)가 대중화 된 모바일 문화에서 대규모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킬러 콘텐츠로 변모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웹소설은 짧은 호흡과 빠른 전개로 몰입감이 높은 편이다. 드라마 형식을 띄고 있어 대중화와 영상화에도 적합하다. 또 IP(지식재산권) 확장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이미지 중심의 웹툰과 달리 웹소설은 텍스트 중심의 열린 이미지로 창작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엔터테인먼트 산업계는 이미 웹소설에 경쟁적으로 눈독을 들이는 모양새다. 웹소설 기반 영화와 드라마, 게임 등이 연이어 성공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업계에서는 인터넷 소설/문학의 IP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웹소설을 ‘스몰 콘텐츠(small contents)’로 정의했다. 우선 경제적 측면으로 볼 때 웹소설은 투입 비용이 매우 적다. 또 문화적 측면에서 보면 하위문화 집단(sub culture group)이 즐기는 변방의 콘텐츠 특성이 강해 창작자와 독자의 관계가 긴밀하게 형성된다. 결국 진입장벽이 낮고 충성 독자가 많아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특히 웹소설 작가, 독자, 사업자의 특성에 따라 웹소설 플랫폼을 ▲인터넷 커뮤니티 및 개인 블로그, 포스타입 등 원자화된 개인 플랫폼 ▲창작과 소비 활동이 무료로 이루어지는 플랫폼, 왓패드 ▲문피아, 조아라 등 부분 유료화로 운영되는 웹소설 연재 및 구독 전문 플랫폼 ▲중국 텐센트, 아이치이 등 웹소설 유통을 넘어 IP를 이용한 전략적 운용 플랫폼 ▲네이버, 레진코믹스 등 웹툰 기반 사업자의 영역 확장 ▲교보문고, 리디북스 등 e-book 기반 웹소설 유통 플랫폼 등 여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연구를 수행한 김숙‧장민지 한국콘텐츠진흥원 박사는 “웹소설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웹소설이 문학 시장의 활력소가 되어 선순환 기능을 유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공정한 거래질서 수립을 위한 저작권 확립 ▲양질의 창작자 발굴 지원 ▲창작자-사업자 네트워크를 위한 비즈 매칭 ▲웹소설 시장 산업 통계 및 자료 조사 ▲글로벌 시장 진출에 필요한 정보 제공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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