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금지명령 신청 받아들여져 미국 항만대기 4척 하역 들어가…물류대란 해소는 아직 갈 길 멀어

9일 오후 부산 신항 한진해운 컨테이너 터미널이 만원상태에 이르자 웅동배후단지 인근에 임시로 컨테이너를 쌓아두고 있다. / 사진=뉴스1

 

 


벼랑 끝에 섰던 한진해운이 가까스로 짐을 내릴 수 있게 되면서 화주들이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물류대란을 해소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미국 법원은 10일(현지시간) 한진해운 선박에 대한 압류금지명령 신청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11일 한진 미국 롱비치 항만 인근에 대기 중인 한진 선박 4척이 터미널에 입항해 하역을 재개한다. 일단 물류대란의 숨통은 터진 셈이다.

한진해운 선박이 압류 걱정 없이 짐을 내리게 되면서 화주들은 일단 급한 불은 잡은 모양새지만 다음 문제는 돈이다. 롱비치 항만에 대기한 선박 4척 하역비로 한진해운은 1000만달러를 미국 은행에 예치해 놓고 있다.


법원은 한진해운 법정관리를 주도하며 이 자금 마련을 위해 채권단에 신규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이후 한진그룹은 대주주로서 책임을 이행하겠다며 조양호 회장이 400억원, 대한항공이 600억 원을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외이사들이 배임 소지 등을 이유로 담보부터 취득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면서 당장 자금을 투입하지 못할 뿐 아니라 지원 여부도 불확실해졌다.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 앞으로 모든 짐을 다 내리기 위해선 더 많은 액수의 돈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한진해운이 보유한 컨테이너선 총 97척 중 77척이 짐을 내리지 못한 채 거점항만에 대기 중이다. 정부는 이 중 국내 항만으로 복귀하도록 유도할 36척을 제외하면 하역 정상화를 위해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컨테이너 선박이 총 41척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이 배의 짐을 모두 내리기 위해선 모두 1700억 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돼 더 큰 자금 확보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결국 압류금지명령에도 불구하고 해운사태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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