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강덕수 등 핵심 증인 불참·자료 제출 부실…진실 규명 부족

조선·해운업 부실규명 청문회 마지막 날 여야 청문회 위원들은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경영 실패와 사익 추구 책임을 물었다. 이를 방관한 산업은행 책임도 물었다. 증인으로 채택된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과 강덕수 전 STX회장은 끝내 청문회에 나오지 않았다./ 사진=이준영 기자

 

조선·해운업 부실규명 청문회 마지막 날 여야 청문회 위원들은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경영 실패와 사익 추구 책임을 집중 추궁했다. 이를 방관한 산업은행 책임도 물었다. 증인으로 채택된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과 강덕수 전 STX회장은 끝내 청문회에 나오지 않았다. 자료 제출도 부실했다. 

국회 기재위 소속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은 한진해운의 알짜 자산을 빼갔다"며 "사이버로지텍은 한진해운으로부터 일감을 받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업계 평균 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14년 한진해운 분할 때 좋은 것은 가져가고 나쁜 것은 다 넘기는 것을 채권단이 보고만 있었다. 이것이 말이 되느냐. 산은은 채권단으로서 이의 제기 권한이 있는데도 가만히 있었다"며 "최은영 전 회장은 경영에 실패했다. 사익만 추구했다. 산업은행 채권단은 이에 놀아났다. 결국 한진해운 물류대란까지 일어났다"고 말했다.

최 전 회장은 연봉과 퇴직금 97억원을 받고 한진해운으로부터 한진홀딩스(현 유수홀딩스)를 챙겨 나왔다. 한진해운의 사이버로지텍과 유수에스엠 등을 계열사로 편입했다.

국회 정무위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진해운 물류 대란 사태에 최 전 회장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최 전 회장은 지난 2006년 조수호 전 회장사망 후 오너일가라는 이유로 한진해운 최고 경영자가 됐다"며 "이후 2009년 155%였던 한진해운 부채비율이 2013년 1445%까지 올랐다. 지금 한진해운 사태의 원인이다"고 말했다.

최 전 회장은 "전 경영자로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 빠른 시일 내 사회에 기여를 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사회적 기여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현재 새누리당 기재위 간사는 "최 전 회장과 자녀의 유수홀딩스 지분이 37%다. 본인 지분을 출연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최 전 회장은 "그 지분은 유수홀딩스 경영에 관한 문제이기에 어렵다"고 말했다. 유수홀딩스의 사옥을 한진해운에 돌려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빌딩은 유수홀딩스 자산이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 전 회장은 시간을 주면 사회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이런 추상적 답변으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며 "한진해운 사태로 처자식을 부양하는 몇 천명 가장이 길거리에 나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기재위 소속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4조2000억원 지원의 정당성을 물었다. 그는 "지난해 4조2000억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올해 대우조선의 수주액은 전망치의 10%에 불과하다"며 "산업은행은 이러한 대우조선을 어떻게 할 것인지 말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를 위해 중요한 것은 첫번째가 소난골사와의 문제 해결이다. 두번째는 사채 문제다. 세번째는 자본확충 문제다"며 "연말까지 이 문제들을 제대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청와대 대우조선해양 외압 진실 공방

신대식 전 대우조선해양 감사실장은 청문회에서 대우조선해양 부실에 청와대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신대식 전 감사실장은 2008년 대우조선해양 감사실이 폐지된 것에 대해 "정치권과 청와대가 대우조선해양 인사를 좌우한 정황이 있다. 산업은행을 통해 청와대에서 세 명을 내려보내려 하니 대우조선에 들어와 있는 외부인사 세 명이 나가야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들어온 것이 2008년 10월1일이었고 나와 다른 두 명이 나가라고 한 날짜도 같았다"며 "감사실이 폐지돼 경영진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이 없어졌다. 대우조선해양 부실이 더 누적됐다"고 말했다.

이에 당시 산업은행장이었던 민유성 전 행장은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상장사였기 때문에 감사실 대신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 체계로 바꾼다고 보고받았다"며 "당시 많은 상장사들이 그 같은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문회 마지막 날에도 핵심 증인인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과 강덕수 전 STX회장은 청문회에 나오지 않았다. 국회 기재위는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을 고발했다. 강덕수 전 STX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다시 채택하기로 했다.

정부는 청문회 참여 위원들의 요청에도 서별관회의 자료 등 핵심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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