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 불편함 등으로 대부분 흥행 실패…VR 적용시 가능성

모바일 FPS 게임 '백발백중' 플레이 모습. / 이미지=게임 캡처

 

국내 게임시장은 PC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 위주로 재편된 지 오래다. 기존 PC 온라인을 개발하던 대형 게임업체들도 모바일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역할수행게임(RPG)과 퍼즐 등 캐주얼 장르 게임은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모바일 시장 적응에 실패한 장르도 존재한다. 바로 1인칭슈팅(FPS) 게임이다.

FPS 게임은 ‘스페셜포스’, ‘서든어택’ 등이 등장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서든어택의 경우 국민 FPS라 불릴 정도로, 대다수가 즐기는 게임으로 성장했다. 비록 후속작인 서든어택2는 서비스를 종료하는 운명을 맞았지만 서든어택은 여전히 유저들에게 높은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 게임업체들은 모바일 시장 재편에 맞춰, 모바일 FPS 개발에도 열을 올렸다. 수많은 모바일 FPS가 출시됐지만 여전히 성공작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넥슨 지티의 ‘스페셜솔져’와 넷마블의 ‘백발백중’ 정도가 나름 흥행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는다.

모바일 FPS는 왜 외면 받았을까. 먼저 조작의 불편함을 꼽을 수 있다. 초창기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인기를 끈 장르는 퍼즐 등의 캐주얼 장르 게임이다. 터치 방식의 조작이 대다수인 스마트폰 특성상, 정교한 조작은 쉽지 않았다. 게임사들은 한두번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캐주얼 장르에 집중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초창기 모바일 게임시장은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쿠키런’ 등 캐주얼 장르 게임들이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대형 업체들이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고, 시장은 RPG 위주로 다시 재편된다. RPG 역시 터치 방식으로는 정교한 조작이 힘들었다. 이에 게임사들이 내놓은 해결책은 ‘자동사냥’ 이었다. 유저가 원할 경우에만 수동조작하고 평상시에는 자동으로 사냥이 진행되는 방식이다.

모바일 FPS 게임을 개발하는 업체들도 조작방식에 대해 많은 고민을 기울였다. 먼저 화면을 좌우로 분할해, 한쪽에는 가상 조이패드를, 다른 한쪽에는 조준점을 만들어 적들을 타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평소 PC를 통해 FPS 게임을 즐겨온 유저들 입장에서는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PC로 FPS를 즐길 경우, 보통 왼손은 키보드를 통해 캐릭터 이동을 조작하고 오른손으로는 마우스를 조작해 적을 타격한다. 스마트폰에서도 가상 조이패드를 통해 이동은 어느정도 가능했지만 터치만으로는 마우스와 같은 정교한 타격이 불가능했다.

특히 FPS게임은 총알 한두방으로 적을 제압하는 방식이라, 정교한 타격이 필수다. 모바일 FPS에서는 이러한 정교한 타격을 구현하는데 한계가 존재했다. 유저들은 모바일 FPS가 등장하자, 호기심에 몇번 플레이를 했다가 조작의 불편함 등을 느끼고 다시 PC게임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아울러 FPS 게임의 경우, 보통 인공지능이 아닌 직접 다른 유저들과 전투를 하는 방식이기에, RPG와 같은 자동전투 도입도 불가능했다. 물론 개발사들도 조작을 개선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TPS라 불리는 3인칭슈팅 방식이 적용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넷마블의 백발백중은 TPS 방식을 도입했다.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되고 엄폐물을 통해 좌우로만 이동이 가능한 방식이다. 대신 액션성을 강조해 다양한 엄폐 동작과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최근 넷마블은 전통적인 FPS 방식을 도입한 ‘파이널샷’을 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파이널샷의 미래가 밝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이미 출시된 모바일 FPS게임 대다수가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스페셜솔져와 게임빌의 ‘애프터펄스’ 등은 지난해 출시되면서 초반엔 어느정도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특히 애프터펄스의 경우, PC게임에 버금가는 그래픽 등을 인정받아 지난해 미국, 일본, 중국 등 6개 국가 애플 앱스토어에서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상위 인기 게임 목록에 FPS장르는 전무한 상태다. 대부분 RPG와 캐주얼 장르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조작의 불편함 등으로 인해 국내 유저들에게는 여전히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평소 FPS 게임을 즐겨왔다는 직장인 김모씨는 “FPS 게임은 단 한순간에 승패가 결정될 만큼 속도감과 정교한 조작이 생명”이라며 “모바일에서는 아직까지 PC만큼의 속도감과 정교한 조작을 느끼기 어렵다. 대부분이 한두번 모바일 FPS를 플레이한 후 다시 PC게임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가상현실(VR)과 결합된 모바일 FPS의 가능성에 대해 높은 기대를 보이고 있다. 단순 터치를 통한 모바일 FPS는 성공하기 어렵지만 이를 VR과 연동하면 높은 몰입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VR게임은 대부분 1인칭 시점을 도입하고 있는 만큼, FPS 장르야 말로 VR을 적용하기 최적의 장르란 주장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스페셜포스 개발사로 유명한 드래곤플라이가 스페셜포스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스페셜포스 VR’을 개발중이다. 스페셜포스 VR은 기어 VR 등 전용기기를 착용해 즐기는 게임이다. 조작은 고개를 돌려 적을 조준하고 VR기기 옆에 부착된 버튼으로 타격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을 터치하는 방식에 비해서 직관적인 조준과 사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성적을 보면, 모바일 FPS는 일부 게임을 제외하곤 대부분 실패했다”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조작의 불편함 등으로 인해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앞으로 나올 VR기기와 연동한다면, 흥행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며 “빠르면 하반기부터 출시되는 VR이 적용된 FPS 게임들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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