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항공청 결정이 전세계 항공사에 영향 미칠 듯…삼성전자, 리콜보다 훨씬 큰 타격 불가피

국토교통부가 폭발 논란을 일으킨 갤럭시노트7의 항공기 반입 여부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한 핸드폰 매장에 놓인 갤럭시노트7. / 사진=뉴스1

 

국토교통부가 폭발 논란을 일으킨 갤럭시노트7의 항공기 반입 여부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작 갤럭시노트7의 항공기 여행 가능 여부는 미국항공당국에 의해 판가름 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7의 항공기 반입 허용 논란은 미국 IT 전문매체 기즈모도가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갤럭시노트7을 휴대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연방항공청은 미국 주요 항공사들에게 탑승 시 갤럭시노트7 기기 소지를 금지할지 여부에 대해 의견을 수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우리 국토교통부도 곧바로 움직였다. 지난 8일 갤럭시노트7 항공기 반입 문제에 대해 논의 중이란 사실이 알려졌다. 이슈가 불거지자 국토부는 “아직 금지 계획을 내린 바 없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결정되지 않은 것일 뿐 논의를 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우리 국토부는 국익 등을 고려해 선제적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지만 항공업계에선 사실상 갤럭시노트7의 항공기 반입 여부는 미국 관계 당국에 의해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한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항공업체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미국 연방항공청에서 지침을 내리면 세계 모든 국가가 따라가는 것이 일반적이고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우리 역시 관련 이슈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고 미국 당국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나라를 오가는 항공기의 특성 상 한 국가에서 반입을 허용한다 해도 주요 국가에서 이를 금지하면 이를 사실상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만일 미국 연방항공청으로부터 반입금지 결정이 내려지면 국토부 결정과 관계없이 갤럭시노트7을 소지하고 미국을 방문하는 것이 힘들어질 수 있다.

갤럭시노트7의 항공기 반입이 금지될 경우 삼성전자로선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재 리콜로 예상되는 피해가 2조 원 가량 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항공기 반입이 되지 않는다면 단순 새 제품 교환으로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내 반입이 가능하더라도 만에 하나 항공기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라면 그 파장은 훨씬 더 심각할 수 밖에 없다. 국내 항공업체 관계자는 “새제품으로 교환을 한다 해도 어떤 것이 교환을 한 제품인지 일일이 구분하기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만일 갤럭시노트7으로 인해 화재가 일어난다면 미국에선 상상을 초월하는 천문학적 손해를 배상해야 하기 때문에 삼성전자로서도 고민이 엄청나게 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호주 콴타스 항공이 최근 기내에서 갤럭시노트7의 충전을 금지하는 등 갤럭시노트7은 리콜 결정 이후에도 기내 반입 논란이라는 큰 산을 만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국내 IT업계 한 관계자는 “일일이 스마트폰을 다 확인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반입금지 결정 자체는 나지 않을 수 있지만 충전 금지 등 이에 상응하는 조치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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