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 인수 이후 가파른 성장…"단기 성과 치우친 전략·과도한 배당 성향 후유증 클 것" 경계론도

지난해 9월 업계 사상 처음으로 중국 자본에 인수된 동양생명이 가파른 주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온데다 늘어난 배당성향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동양생명이 중국 대주주의 강력한 의지로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 확대 전략을 취하면서 ‘단기간에 몸집을 무리하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 이자 마진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보험업계 상황 탓이다. 


동양생명 주가가 상승세다. 올해 6월 27일 9950원이던 동양생명 주가는 이달 2일 장중 연고점인 1만2350원을 기록했다. 이는 약 두 달여간 24.1% 오른 것으로 같은 기간 보험 업종 지수 상승률 10.3%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7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고 국내 기관 중에서는 연기금과 투신은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금융투자, 보험, 사모펀드 등 투자 세력은 순매수를 기록했다.

동양생명 주가 상승은 올해 2분기 깜짝 실적 영향이 컸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9월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가장 놀랄만한 성적을 냈다. 동양생명은 2분기 연결 기준 수입보험료가 1조67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690억원보다 73% 늘었다. 영업이익은 9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7% 증가했다.

동양생명 대주주 교체 이후 주력했던 일시납 보험 판매 전략이 통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일시납 양로보험 판매와 보장성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증가했다. 특히 일시납 양로보험 판매액은 1분기와 2분기를 합쳐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일시납 보험 판매 증가로 2분기 사업 비차익(예정 사업비와 실제 사업비의 차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늘었다.

양로보험은 생존보험의 저축기능과 사망보험의 보장기능을 합친 보험을 말한다. 일시납은 한 번에 보험료를 끌어모으는 보험료 지불 방식이고 연납화보험료는 월납, 분기납, 연납, 일시납 등 다양한 기간에 나눠 보험료를 내는 상품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해 나타낸 수익 지표다. 일시납이 늘수록 보험사 입장에서는 수익이 한번에 크게 늘어난다.

동양생명 배당 정책도 투자자를 유인한 요소였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보통주 1주당 62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5.2%이었으며 배당금 총액은 약 632억8000만원이었다. 동양생명 배당 수익률은 당시 시중 금리 두 배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배당 매력은 다른 종목에 비해 높았다. 실제 지난해 동양생명의 배당 성향은 41.9%로 보험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다만 동양생명의 단기 성과에 치우친 전략과 과도한 배당 성향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초저금리 속 마진 축소, 강화될 회계 기준(IFRS4 2단계)으로 인한 자본 확충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양생명 대주주인 중국 안방 보험은 단기적으로 유동성을 만들어 투자 수익률을 끌어 올리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투자 수익이 나면 긍정적이지만 손실이 날 경우 자본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온다. 배당 확대도 자본 확충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동양생명이 공격적인 전략으로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일각에선 이같은 전략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 사진=동양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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