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 은행 자산건전성 악화는 한국에 부정적"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 은행 산업이 대외 금융충격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 사진=뉴스1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 은행산업 신용도가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은행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금융 충격에 대한 은행 저항력이 강화됐다고 봤다. 다만 중국과 일본 은행 산업 자산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어 한국 은행 산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라이언 창 S&P 중국·한국 금융기관 신용평가 전무는 7일 국제금융센터 주최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마이너스 금리 시대의 신용리스크'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창 전무는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상향한 후 한국 금융 공기업과 기타 상압은행 등급이 상향됐다"며 "은행 산업 리스크와 관련해 저금리와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압박에 따른 금융 충격 저항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창 전무는 한국 4개 금융공기업과 5개 상업은행 신용등급이 상향됐다고 밝혔다. 금융공기업은 산업은행(AA), 수출입은행(AA), IBK기업은행(AA-), 농협은행(A+) 신용등급이 상향됐다. 상업은행은 KB국민은행(A+), 우리은행(A), 부산은행(A-), 대구은행(A-) 신용등급이 높아졌다.

이날 발표자로 참석한 킴엥 탄 S&P 아태지역 정부 신용평가팀장도 "한국 은행들은 대외 금융충격에 대한 저항력도 강화돼 있다고 평가한다"며 "S&P는 한국의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 지속과 은행권의 단기 대외차입 감소 등을 대외부문 리스크를 줄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정 및 통화정책도 여타 국가에 비해 건전하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신뢰도도 높다"며 "1998년 이후 2~5% 대의 물가상승률을 기록,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지속적으로 달성함에 따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우수하다"고 말했다.

다만 창 전무는 "중국 경제의 둔화 추세가 장기화되면서 홍콩, 대만, 한국 등 역내 기업의 수익성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창 전무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 은행 산업은 중국 경제 성장 둔화가 지속되면서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중국 경제가 아시아 지역 은행신용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주요 아시아 국가 은행 산업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S&P에 따르면 아·태 지역 국가 은행 산업 위험도(BICRA)와 관련해 호주, 싱가폴, 일본, 홍콩이 안정적 수준(위험도 2)을 나타냈다. 한국도 양호한 수준(위험도3)으로 평가받고 있다.

창 전무는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신용지표가 감소하면서 중국 상업은행 자산건전성도 저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S&P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부채관리 기조 등에 따라 신규대출, 사회융자총액 등 신용지표가 2013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실채권 규모도 확대돼 중국 상업은행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

창 전무는 일본 은행 자산건성성 악화가 중국보다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일본 은행 산업은 저조한 일본 경기회복세와 마이너스 금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채권자 손실분담제도에 대한 논의도 더딘 수준으로 분석했다.

창 전무는 "일본은 올해 1월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은행 산업에 수익성 타격이 컸다"며 "순이자마진 감소 등 간접적인 영향을 고려하면 은행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 중앙은행 계좌 이자 수익 감소가 2억3000만달러로 예상된다. 엔화 표시 대출과 채권 순이자마진 감소로 수익 감소는 37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S&P는 한국 은행 산업이 저금리 기조 등에 따른 수익성 하락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와 가계부채,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중국 경제의 둔화 추세가 장기화되면서 한국 기업 수익성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면 금융업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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