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산업 악화에 환율 악재…3분기 성수기 기대감은 존재해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업인 영원무역과 한세실업 주가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방 산업 수요 부진, 환율 하락 등이 주가 하락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일각에선 업종 평균 대비 저평가된 주가수익비율(PER), 3분기 OEM 산업 성수기 등이 주가를 반등시킬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원무역과 한세실업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시가총액 1조4999억원인 영원무역은 올해 2월 18일 장중 5만5600원에서 이달 30일 종가 3만3850원까지 약 6개월만에 39.1% 하락했다. 시가총액이 9760억원인 한세실업 주가 역시 2월 16일 장중 6만7000원에서 이달 30일 2만4400원으로 63.5% 떨어졌다. 이 기간 코스피가 약 8% 오른 것을 감안하면 이들 기업의 주가 하락은 두드러진다.

전방 산업 침체가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들 기업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OEM은 주문자가 요구하는 제품과 상표명으로 완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인 까닭에 바이어(주문자) 주문에 따라 실적이 갈린다. 따라서 의류 판매 시장이 침체되면 OEM 또한 타격을 받는다.

국내외 의류 판매 시장은 침체기를 겪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의류 소매 판매액은 37조원으로 전년대비 2.2% 증가하는데 그쳤다. 2012년~2015년 연평균 의류 소매 판매액 성장률도 2.3%로 정체 돼 있다. 향후 6개월간 국내 의류소비에 대한 소비자 동향을 보여주는 의류비지출전망(CSI) 지수도 상반기 내내 기준점인 100을 초과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에서도 지난해 대비 의류 소매 지출이 역성장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 하락도 이들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김근종 현대증권 연구원은 “영원무역 3분기 OEM 부문 원화매출 성장률 지난해 대비 1% 상승, 달러 매출 성장률 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3분기 평균 환율이 1120원 이하면 원화기준 매출액 성장률이 1% 이하를 기록할 전망이고 이 경우 영업이익 증가를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세실업 역시 달러/원 환율 영향을 많이 받을 전망이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고 환율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며 “최근 원·달러 환율도 1100원대까지 떨어져 지난해 달리 환율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화되지 않고 있는 매출 채권 증가로 영업활동 현금 흐름이 좋지 못한 것도 이들 업체에겐 아킬레스건이다. 영원무역 매출 채권은 지난해말 309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831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한세실업 매출 채권도 1517억원에서 1599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늘어난 매출 채권이 전액 현금으로 유입되면 긍정적일 수 있지만 일정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당장의 현금 흐름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실제 이들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의미하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영업활동 현금 흐름이 양수인 경우 현금 흐름이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영원무역의 경우 올해 1분기 -1599억원, 2분기 -794억원으로 마스너스 영업활동 현금 흐름을 보였고 한세실업 역시 올해 2분기 -817억원 영업활동 현금 흐름을 보였다.

다만 이들 업체가 업종 평균대비 PER이 낮은 점과 3분기 성수기를 맞은 점은 반등 동력이 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의류 업종 업황은 순환 주기적 특성을 지니는 까닭에 성수기에 매출이 크게 증대하는 영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브랜드 의류업은 4분기가 성수기지만 OEM 업체의 경우 3분기가 성수기다”라며 “연초부터 하락한 주가로 이들 기업 PER가 업종 평균 PER 33배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저가 매수 매력은 존재한다”고 밝혔다.

국내 의류 OEM업체 주가가 전방산업 업황 악화로 인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 사진=한세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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