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협조적 행태·배상 문제 등 비판…김앤장 두루뭉술한 답변도 도마 올라

아타 샤프달 옥시코리아 대표, 장지수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옥시 측 대리인), 노승권 박사(가습기살균제 개발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9일 국회에서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가 진행됐다. / 사진=정윤형 기자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가습기특위는 이 자리에서 옥시 레킷벤키저의 잘못을 추궁하고 책임을 강하게 물었다.

이날 청문회에는 아타 샤프달 옥시코리아 대표, 이재원 옥시레킷벤키저 대외협력 전무, 장지수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옥시 측 대리인), 노승권 박사(가습기살균제 개발자) 등이 참석했다.

가습기 특위는 먼저 청문회에 비협조적인 옥시 레킷벤키저의 행태에 대해 비판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옥시 본사가 초기에는 공식사과나 한국 청문회 참석에 대해 긍정적인 의사를 표시했으나 이후 태도를 비협조적으로 바꿔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태옥 새누리당 의원 역시 “옥시는 청문회 자체에 불성실하다”며 “안정성검사 등에 대한 여러 자료를 요구했는데 전혀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습기 특위는 이어 옥시가 흡입독성 실험을 하지 않은 채 가습기살균제 원료 물질로 PHMG를 사용한 것을 질책했다. 전희경 새누리당 의원은 “PHMG는 카펫 세정제로 쓰이는 물질”이라며 “세정제로 쓰고 씻어내야 하는 물질을 가습기살균제로 사용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들이마시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가습기 특위는 옥시가 가습기살균제 판매 당시 소비자들의 제품 문의에 대해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은 “옥시 홈페이지에 제품에 대한 유해여부에 대한 아이엄마들의 질문이 쏟아졌음에도 옥시는 제품을 신뢰하라는 답변만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타 샤프달 대표는 “아이에게 안전하다는 문구 등을 테스트 없이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지적 받은대로 오랜 기간 동안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답변을 드린 것에 대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배상문제에 있어서도 옥시는 비난을 받았다. 가습기 특위는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발생한 일이었다면 옥시 레킷벤키저가 더 많은 보상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옥시가 최대 10억원을 배상한다고 밝혔는데 이런 일이 영국에서 발생했다면 1조원이 넘는 벌금을 냈을 것이고 미국에서 발생했다면 피해자 한 명당 100억원을 보상했을 것”이라며 “옥시 레킷벤키저가 보상문제에 있어서 한국 피해자들을 차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타 샤프랄 대표는 이에 대해 “최대한 많은 배상을 드리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피해자분들에 대한 배상이 늦어지고 있는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어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가습기특위의 영국방문 무산과 관련해 옥시 측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옥시 레킷벤키저는 영국 정부 요청을 준수하기 위해 특위와의 회의 내용을 비공개로 해야 한다고 말해 가습기 특위의 영국방문이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하태경 의원은 영국 정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대사관에 직접 문의해본 결과 영국대사관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고 옥시와 가습기특위의 사안은 영국정부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 사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장지수 김앤장 변호사는 답변회피와 애매한 답변으로 의원들의 빈축을 샀다. 장 변호사는 김앤장의 부당한 역할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한채 옥시 측 변론에만 치중해 답변했다.

홍익표 의원은 “증거조작 등 김앤장이 관련되어 있는 문제에 대해 장 변호사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답변을 두루뭉술하게 하면 국민들은 김앤장과 옥시가 담합했다고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태옥 의원도 “김앤장이 증거 제출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분명한 입장을 듣기 위해 불렀는데 남 이야기하듯 옥시 변론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원식 가습기특위 위원장은 “타당하지 않은 사유로 증언을 거부하면 국회모욕죄가 될 수 있다”며 “옥시 변호를 위해서만 이 청문회에 참석한 것이 아니다. 김앤장이 증거조작 등 다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확인하기 위해 부른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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