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고 싶으면 부자한테 밥을 사라
도대체 그런 큰돈을 내고 얻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함께 식사했던 사람들이 하나 같이 만족스러웠다고 대답한 것을 보면 분명 알려지고 드러난 것 이상의 무엇이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경매에 참여할 엄청난 돈도 없을뿐더러 그 많은 돈을 기부할 용기조차 없는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언감생심, 알려진 것 이상으로 워렌 버핏의 철학과 교훈을 들을 방법이 없지만 그동안의 과정을 잘 관찰해 보면 돈 한 푼 안 들이고 얻을 수 있는 교훈도 없지 않다.
먼저 생활의 교훈이다. 워렌 버핏은 자선 경매 점심식사에서는 언제나 스테이크와 감자튀김 그리고 콜라를 먹었다. 평소 식습관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든을 훨씬 넘은 노인이 허구한 날 스테이크를 먹으니 주치의가 식사습관을 바꾸라고 충고했다. 그러자 좋아하는 음식 먹고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의사 말대로 먹기는 싫지만 건강에 좋다는 음식 먹고 운동을 게을리 하는 게 바람직한지를 되물었다. 결국 주치의 동의 아래 지금도 80대 후반의 나이에 여전히 스테이크 중심의 식사를 한다니 먹는 것조차 가치 투자의 귀재답다.
처세와 관련해 얻는 또 다른 공짜 교훈도 있다. 돈 한 푼 내지 않았으니 워렌 버핏으로부터 직접 조언을 들을 수는 없겠고 함께 식사한 사람을 보고 얻는 깨달음이다.
자선 경매를 통해 워렌 버핏과 식사한 사람은 두 분류다. 이름이 알려진 사람과 이름이 드러나지 않은 사람이다.
먼저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사람들이다. 워렌 버핏과의 점심식사는 기본적으로 자선 기부가 목적이다. 낙찰금액은 전부 글라이드 재단이라는 곳에 기부해 빈민층과 노숙자를 돕는데 쓰인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거액의 돈을 가치 있는 곳에 썼으니 정말 가치 있는 식사를 한 사람들이다. 진짜 돈 쓰는 법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순수한 자선기부가 목적이 아니었던 사람도 있다. 절실한 조언이 필요했거나 아니면 워렌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통해 무엇인가를 얻으려했던 사람도 있다. 이런 의도로 경매에 참여한 사람 역시 대부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2007년 함께 식사한 펀드 매니저 가이 스파이어는 워렌 버핏 덕분에 인생관이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67만 달러에 인생관이 바뀌었으니 손해 보는 투자는 아니다. 2008년 211만 달러에 낙찰된 중국 유통업체 우메이(物美)의 대표 자오단양은 워렌 버핏과의 식사 뉴스가 알려지면서 주식 값이 폭등해 나흘 만에 1,600만 달러를 벌었다. 투자한 211만 달러를 빼고도 대략 우리 돈으로 140억 원을 번 셈이다.
2010년과 2011년 두 해 연속 각각 262만 달러를 기부하고 워렌 버핏과 식사한 펀드 매니저 테드 웨슬러는 식사가 끝난 후 워렌 버핏이 아예 자기 회사 투자담당 책임자로 스카우트했다. 연봉을 넘어 워렌 버핏한테 인정받았다는 사실 만으로도 밥값을 뽑은 셈이다. 공짜 교훈은 이것이다. 단순하면서 실천은 무지 어렵다. “부자가 되고 싶으면 부자한테 밥 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