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자구규모 크게 증액되지 않아”…산업은행 이르면 26일 입장 피력

한진해운이 자구안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25일 오후 5시13분경 제출했다. / 사진=뉴스1

한진해운이 자구안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25일 오후 5시13분경 제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다. 자구안 규모가 채권단이 요구한 7000억원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업계 이목은 조양호 회장의 사재출연 여부에 쏠린다.

25일 금융권과 한진그룹 등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대한항공 유상증자 등을 통한 그룹 지원, 용선료 조정 잠정 합의 내용 등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제출했다.

당초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내년까지 경영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1조∼1조2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중 용선료 조정과 선박금융 상환 유예 등을 감안한다면 한진이 스스로 7000억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압박해왔다.

이에 한진해운 대주주인 대항항공은 그동안 유상증자를 통해 4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채권단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한진해운 자구안 규모가 5000억원 내외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해외 터미널 등 추가 자산매각 등을 모두 고려한 액수다. 즉, 한진해운이 채권단에 최대한의 성의만 보인 채, 암묵적인 지원을 요청할 것이란 분석이다.

변수는 조양호 회장의 사재출연 여부다. 그동안 금융당국과 산은은 한진해운이 부족한 자금을 100% 마련해 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추가 자금 지원을 요구하기 전 조 회장이 먼저 한진해운 회생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조양호 회장은 이날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선수단 오찬에 대한체육회 부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뒤, 오후 내내 사재출연을 포함한 자구안 세부내용 확정을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자세한 자구내용은 기업 내부에서 알려진 게 없다”며 “조 회장이 막판까지 고심했다. 다만 자구안 규모가 그렇게 크게 증액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재출연 관련해서는 “알 수도 없고 답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에 따르면 한진해운 자구안 관련 채권단 회의는 내일 중 열릴 계획이다. 자구안에 대한 채권단 입장은 이르면 내일, 혹은 오는 29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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