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선전한 SM6 외관 빼닮아…르노삼성 “프리미엄 사양으로 수입차 수요 끌어올 것”

 

지난해 르노삼성자동차는 국내 자동차시장 변방에 있었다. 세단 라인업 ‘SM3·5·7’이 동반 부진한 탓에 체면을 구겨야 했다. 그랬던 르노삼성이 올해 들어 반전을 이뤄냈다. 지난 3월 출시한 SM6가 쏘나타에 버금가는 판매량을 보이며 르노삼성 구세주로 떠오른 것이다.

르노삼성이 안심할 처지는 못 된다. 개별소비세 인하정책 종료와 동시에 SM6 판매에도 제동이 걸렸다. 중형차 시장 경쟁이 격화되며 SM6 7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 35.8% 급감했다. 이 탓에 한때 쏘나타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던 SM6는 지난달 내수 중형차 판매 2위 자리를 한국GM 말리부에 내줬다.

르노삼성은 하반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을 노린다. ‘SUV판 SM6’로 불리는 QM6가 출격 준비 중이다. 르노삼성은 중형 SUV시장의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차 '쏘렌토' 양강 체제를 QM6를 통해 깨부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 QM6 강점은 ‘SM6 빼다 박은 외관’  

6월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6 부산국제모터쇼' 프레스데이 콘퍼런스에 참석해 QM6를 설명하고 있는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 / 사진=박성의 기자

 

"QM6가 워낙 예쁘게 나와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자동차 업계 최고경영자(CEO) 조찬간담회에서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오는 9월 출시를 앞둔 SUV QM6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박 사장은 QM6를 소개하며 줄곧 성능이 아닌 디자인에 방점을 찍고 있다. QM6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은 SM6와 비슷한 패밀리룩이 적용된다. 그릴 중앙에 수평 모양 르노삼성의 ‘태풍의 눈’ 로고가 박혔다.

르노삼성은 SM6가 ‘잘 생긴 얼굴’로 이름을 알린 만큼, QM6 외관 역시 소비자 호감을 얻어낼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성능이 평준화된 중형차 시장에서 디자인이 실적을 판가름 낼 수 있다고 분석한다.

구상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자동차 성능이 천차만별이었지만 최근 나오는 차들은 모델 간 성능차가 상향평준화됐다”며 “자동차의 감성과 인테리어가 중요해진 이유다. 자동차사가 세세한 디자인에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QM6 초반 분위기는 좋다. 외관 디자인 외 세부제원과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QM6는 지난 22일부터 진행된 사전 예약에서 하루 동안 총 2057대가 예약 판매됐다.

◇ 현대·기아차 ‘SUV 로열티’ 뛰어넘는 게 숙제
르노삼성자동차는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QM6가 9월1일 공식 출시를 앞두고 진행한 사전 예약에서 하루 만에 2000대 계약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 사진=르노삼성차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이 SM6로 재미를 봤지만, 판매량이 기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초반 신차효과를 제외하면 결과적으로 현대차 쏘나타를 뛰어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지난달 현대차 쏘나타는 개소세 여파를 가장 적게 입었다. 쏘나타는 지난달 6858대 판매되며 국내 중형차 시장 수위자리를 지켰다. 전월 대비로는 2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말리부와 SM6 7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 각각 26.8%, 35.8% 줄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쏘나타의 뚝심 있는 판매량을 소비자 로열티(충성도)로 설명한다. 24일 부천 소재 르노삼성 대리점 관계자는 “현대차가 아무리 욕을 먹어도 많이 팔리는 이유는 그만큼 익숙하고 대중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차가 젊은 층에게는 인기를 끌 수 있지만 중장년층 고객들은 보편적인 차를 찾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르노삼성 QM6도 신차효과를 최대한 오래 지속하는 게 숙제로 꼽힌다. 하반기 차량 수요가 대거 급감한 상황에서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쏘렌토라는 걸출한 경쟁자들을 뛰어넘어야 한다. 지난달 싼타페는 4670대, 쏘렌토는 5483대 판매됐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6월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6 부산국제모터쇼' 프레스데이 콘퍼런스에서 QM6 판매목표를 월 5000대 이상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의 포부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싼타페 이상의 판매고를 올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르노삼성 측은 QM6에 프리미엄 사양이 대거 적용된만큼 현대·기아차 뿐 아니라 수입 SUV 수요까지 끌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입 SUV 베스트셀링카였던 폴크스바겐 티구안이 인증취소 위기에 몰려 있어 하반기 새로운 SUV 수요가 창출될 수 있을 거란 설명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6도 수입 중형 세단 고객 일부를 끌어오며 판매확대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QM6도 국산과 수입 프리미엄 SUV 시장 모두를 노리고 있다. 예약 판매 초반 고급 안전 사양과 편의 사양이 기본 장착된 고급 트림이 많이 팔린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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