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법정관리 가능성과 에어서울 성공 여부에 '노심초사'

 

계열사 리스크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주가 상승에 부담이 되고 있다. / 사진=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국내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오랜만에 반등했지만 투자자의 고심은 되레 깊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재무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계열사 한진해운 리스크가 존재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 출범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까닭이다. 포화된 항공 시장에서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 계열사를 둘러싼 이들의 행보와 주가 향방이 주목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모처럼 오르고 있다. 대한항공 주가는 4월 15일 연고점인 3만3300원을 기록하다 6월 27일 장중 2만4950원까지 25% 가량 떨어졌다. 이후 대한항공 주가는 이달 16일 3만1450원으로 상승 흐름을 탔다. 아시아나항공도 상반기 내내 4000~5000원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하다 이달 11일 장중 6090원까지 올라 연고점을 8월이 돼서야 경신했다.

주가 상승 1등 공신은 올해 2분기 호실적과 호전된 대외 환경이었다. 대한항공은 2분기 영업이익 1592억원을 기록하며 6년 만에 2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발 수송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늘어나는 등 전체 수송객이 7%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도 2분기 여객이 늘면서 영업이익 288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 실적이 지난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 증후군)로 인한 기저 효과가 반영됐다 하더라도 저가항공사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만든 의미있는 실적으로 평가된다.

저유가와 원·달러 환율 하락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내 항공사가 도입하는 2분기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도 갤런당 약 127.9센트로 유류세 부과 기준인 갤런당 150센트에 크게 못 미친다. 국내 항공사 전체 비용에서 유류비는 평균적으로 약 35%를 차지해 유류 절감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1분기 달러당 1240원까지 올랐던 환율이 2분기 1100원대로 하락한 것도 외화부채와 유류비, 부품비 등 달러로 결제하는 비용을 줄였다.

하지만 계열사 리스크라는 불안 요소는 주가 상승에 부담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해운 계열사인 한진해운이 문제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지분 33.23%를 들고 있는 대주주로 한진해운 실적 악화로 2분기에만 손상차손 986억원이 발생했다. 1분기 손상차손 1828억원에 한진해운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2월 인수한 신종자본증권과 관련된 1100억원의 손상차손을 더하면 상반기 한진해운 관련 손실액만 3900억원을 넘어간다. 이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4824억원의 약 5분의4에 해당한다.

문제는 한진해운 리스크가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한진해운이 1조원이 넘는 채무를 갚지 못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대한항공 손실은 더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통해 청산되면 약 2600억원어치의 보유지분과 한진해운으로부터 인수한 신종자본증권 2200억원이 휴지 조각이 되는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보다 심각하진 않다. 하지만 지난달 11일 공식 운항을 시작한 저비용항공(LCC) 자회사 에어서울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이 또한 아시아나항공을 흔들 문제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LCC 시장은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이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인기 노선은 이미 포화 상태로 접어들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비수익 노선을 에어서울에 넘기는 전략으로 자체적인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선 에어서울이 비수익 노선에서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 에어서울을 지원하기 위한 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나항공 주가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선 에어서울 성과를 주목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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