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협회 ‘스틸코리아2016’ …“산업의 급격한 변화 따른 기술요구 반영해야”

주세돈 포스코 기술연구원 포항연구소장이 24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철강소재의 산업별 이용기술 현황 및 전망'에 강연하고 있다. / 사진=원태영 기자

 

산업 변화에 따라, 철강 소재도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자동차, 전자 등 여러 업계에서 쏟아져 나왔다. 탄소 제로화, 스마트 시티 및 메가 시티의 출현, 구조물 대형화 추세 등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철강 소재도 여기에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철강협회는 24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스틸코리아2016’을 개최했다. 주세돈 포스코 기술연구원 포항연구소장은 ‘철강소재의 산업별 이용기술 현황 및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주 소장은 “그 동안 철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해 왔다”며 “철강 수요산업의 트렌드 변화에 기반한 강재와 이용기술 개발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전 세계는 이동수단의 친환경화, 친환경 에너지 성장, 구조물 대형화 및 지능화 등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맞춰 철강 소재들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자동차 산업의 경우, 친환경·전기 자동차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온실가스 저감 정책에 따라, 연비 및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2020년에는 연비가 1리터당 20Km 이상을 기록해야만 연비 규제에서 자유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연비를 높이기 위한 핵심은 소재의 경량화다. 권문 르노삼성 자동차 팀장은 “연비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불어 중량 감소에 대한 압박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는 그 동안 자동차 중량을 줄이려고 노력해왔으나 실제로는 중량이 계속 증가해 왔다. 권 팀장은 “자동차는 시대에 따라 계속 커져 왔다”며 “과거 1세대 차량들에 비해, 최근 출시한 차량들은 중량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중요한 것은 경량화”라며 “가벼운 알루미늄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등의 노력으로 경량화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자동차 소재 중 77%가 금속인 상황이다. 이 가운데 59%는 강판이다. 그러나 차체를 가볍게 하기 위해, 점차 알루미늄 소재 및 플라스틱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 문제는 플라스틱의 경우, 내구성과 안전성 문제가 있으며 알루미늄은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이미 리터당 100Km의 연비가 가능한 자동차를 개발했다. 이 차 역시 알루미늄 비율을 기존 차에 비해 크게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권 팀장은 “이 자동차의 경우, 컨셉카가 아닌 실제 구현가능한 기술로 만든 차”라며 “다만 가격은 고려하지 않고 개발한 것이라 상용화는 아직 힘들다. 그러나 연비를 높이는 기술은 이미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 시장은 이미 포화된 레드오션”이라며 “지금도 새롭게 등장하는 중국 메이커 등으로 인해 마진률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연비 상승을 위한 경량화라는 숙제까지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철강업계에 부탁하고 싶은 점은 공격적으로 경량화 소재 개발에 집중해 주길 바란다”며 “철강업계에서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권문 르노삼성 자동차 팀장이 24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자동차 산업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원태영 기자

 

가전업계에서도 소재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두래 삼성전자 수석 디자이너는 “가전제품의 경우, 과거에는 기능적인 욕구만 충족시키면 됐지만 지금은 감성적인 부분까지 만족시켜야 한다”며 “이제는 스펙보다는 제품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감성가치 및 소유가치가 더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김두래 디자이너는 카메라, 냉장고, 노트북 등의 사례를 설명하며, 감성가치와 소유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같은 스펙의 카메라여도 메이커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며 “이러한 감성가치가 이제는 제품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디자이너는 “철강업체들도 이제는 소재 개발 단계부터 감성가치에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컬러 강판 등을 사용한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인가가 좋다”며 “아직은 비용적인 부분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기에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 산업과 에너지 산업 역시 새로운 철강 소재가 많이 필요한 분야다. 에너지 산업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신재생에너지인 풍력, 태양광 등이 주력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 발전소자용 소재, 풍력 발전을 위한 고강도 소재 등의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건설 산업 역시, 도시가 대형화되고 초대형 건축물이 증가함에 따라 안정성 향상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주세돈 소장은 철강 트렌드를 소개하며 ‘Still Steel’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주 소장은 “철강은 여전히 매력적인 소재”라며 경제적이고 풍부한 자원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환경 친화적인 소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철강 구조조정 이슈와 관련해 “중국의 경우,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기에 구조조정하는 게 맞지만 국내 철강사들은 1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구조조정을 해야만 하는지 의문이 간다. 업계에서 정부에 강력한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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