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비해 가격 좋은데 홍보·유통채널 부족…해지 고객 늘리는 서비스 불만도 해결해야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이 지난달 2일 열린 '합리적 통신소비 캠페인'에 참가해 휴가객에게 통신비 절약 방법을 알리고 있다. / 사진=미래창조과학부

 

 

 

우리나라 알뜰폰 정책은 너무 늦었다. 전 세계에서 이렇게 활성화되지 않은 나라가 없다.” 김보라미 법무법인 나눔 변호사의 말이다.

 

지난달 23일 단말기유통구조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에 대해 논의하는 토론회에선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공정한 경쟁이 부족하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경쟁 제한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알뜰폰(MVNO) 키우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 이동통신 선정이 물 건너가면서 이동통신 3사와 경쟁할 대항마가 알뜰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알뜰폰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가장 큰 어려움으로 유통채널과 단말기 종류 부족이 꼽힌다. 한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 판매점이 골목마다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 대한 접근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가 적다보니 MNO(이동통신 3) 같이 전용폰을 출시하거나 신제품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형 마트 외에 유통채널이 부족하다면서 기존 이통사만큼 유통망을 깔려면 수조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이동통신 3사가 로비와 자본력을 동원해 신규 사업자의 진출과 성장을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정부는 이동통신 3사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도록 해줬다이들이 알뜰폰 시장까지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동통신 점유율 1위인 SK텔레콤 자회사인 SK텔링크가 알뜰폰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KT는 상위권에 속하지 않았지만 알뜰폰 브랜드 M모바일 외에도 자회사인 KT파워텔과 KT텔레캅, KTIS 등이 알뜰폰 사업을 하고 있다.

 

안 처장은 이에 대해 이 문제가 돌고 돌아서 정부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불허하면서 알뜰폰 1위 업체(CJ헬로비전)2위 업체 간 결합이라고 지적하게 됐다며 “이것이 전화위복(轉禍爲福)이며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주장했다.


미래부는 알뜰폰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갖가지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우체국 알뜰폰 사업도 그 일환이다. 에넥스 텔레콤은 기기 구입비용과 기본요금이 없는 ‘0원 폰을 내놔 우체국 대란을 낳기도 했다.   

 

그럼에도 서비스 격차가 커 알뜰폰 사용자가 결국 가입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주요 ICT(정보통신기술)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알뜰폰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개통 신청을 해도 빨리 처리가 되지 않거나 기기가 늦게 배송되는 문제부터 가입해지를 잘 해주지 않는 문제까지 불만은 다양하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업체마다 신규 가입자만큼 해지 고객도 많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차피 기존 이통사 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통화 품질 차이는 없다면서도 가입자 확보 뿐 아니라 고객 만족을 위한 투자를 더 늘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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