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이 바부 CSAIL 연구원 인터뷰

 

안드레이 바부 MIT CSAIL 연구원 / 사진=이철현 기자

 

매사추세츠 캠브리지 = 이철현 기자

안드레이 바부 연구원은 매세추세츠공과대학(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SAIL)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한다. 그는 또 MIT 내 미국국립과학재단 산하 뇌, 정신, 기계센터(CBMM) 소속이기도 하다. 

 

CSAIL은 50개 이상 연구그룹이 인공지능, 시스템, 이론 등 3개 영역에서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이다. 특히 인공지능 연구부문은 생물체의 지능을 연구하고 인공지능을 개발한다. 추론, 지각, 행동 등 인공지능 모델과 기제를 연구해 실생활 문제들 해결할 방법을 찾는다.​ 특히 바부 연구원은 머신 러닝과 컴퓨터 비전, 그리고 언어 습득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바부 연구원은 캐나다인으로 미국 퍼듀 대학에서 컴퓨터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제 서른이지만 MIT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MIT 같은 대학교에서 교수직을 얻고자 한다. 지난달 14일 MIT CSAIL 연구실에서 안드레이 바부 연구원을 만났다.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어릴 때부터 컴퓨터과학, 물리학, 로봇 등에 관심을 가졌다. 인공지능은 내 관심사가 한데 모이는 연구 영역이다. 로봇처럼 물리적 실체를 연구하면서 인간 지능이 어떻게 작용하는 지를 연구한다. 특히 어린이가 물리적 실체나 세계를 어떻게 인지하고 이해하는 지, 우리가 어떻게 그런 물리적 실체를 활용하는지 등을 연구하고 싶었다.

MIT를 선택한 이유는.

전 세계에서 MIT만큼 많은 연구원이 인공지능의 여러 다른 영역을 함께 연구하는 곳이 없다. 많은 연구자들이 컴퓨터 시각정보 처리, 로봇 등 세부 연구 분야에 깊이 파고든다. 난 다르게 접근하고 싶었다. 사람들이 더 넓은 범위의 문제들을 어떻게 인지하과 사고하는 지에 관심이 있었다. 예를 들어 내가 영어로 사과를 언급하고 설명하면 당신은 한국어로 변환해 사과를 이해한다. 또 어린이가 사과를 인지하거나 상상하면서 스토리텔링하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사고 과정을 연구하는 곳이 CBMM다. 전 세계에 이런 곳이 없다.

연구 목표는.

컴퓨터 시각정보 처리만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자연 언어 이해 분야만 연구하는 이도 있다. 나는 자연 언어 이해 과정에서 컴퓨터 시각이 어떻게 기여하는 지와 두 가지 분야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 지를 연구한다. 각 분야를 개별적으로 연구하기보다 지능의 여러 분야를 연구해 결합해야 지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인공지능 연구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려면.

인공지능 연구는 비약적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갑작스러운 대도약은 없다. 천천히 단계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인공지능 연구 분야는 아주 광범위하고 다양하다. 여러 분야에서 작은 성과들이 쌓이고 작은 혁신을 반복하면서 인공지능 연구는 조금씩 앞으로 나갈 것이다. 트랜지스터가 50년 전 나온 뒤 홈파이낸스, 카드, 카메라, 노트북 등 트랜지스터를 응용한 여러 분야가 쏟아져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30~40년 간 인공지능은 여러 분야의 성과가 축적되면서 조금씩 발전할 것이다.

초지능 인공지능(슈퍼인텔리전스)는 언제 나타날까.


초지능 인공지능 출현을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확실하지 않다. 인간은 수천년 진화하며 지금의 지능을 갖췄다. 이것보다 더 나은 인공지능을 설계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기계를 더 크게 만들면 더 똑똑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중앙연산장치(CPU)를 크게 만들면 오히려 더 느려진다. 물리 법칙상 한계가 있는 것이다. 언제가 나올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사회를 파괴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터미네이터 같은 악당 인공지능이 나올 가능성은 없다. 컴퓨터나 기계는 전원을 빼면 할 수 있는 게 없다. 어떤 로봇도 전원 없이 생존할 수 없다. 터미네이터 같은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

대량 실업의 가능성은 있지 않나.

맞다. 일자리와 관련해 인공지능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영국 산업혁명이 직조나 봉제 관련 일자리를 없애버리지 않았나. 예를 들어 미국에는 수백만명이 넘는 트럭 운전자가 있다. 중산층 일자리로 수익도 나쁘지 않다. 자율주행차가 나타나면 미국 트럭 운전사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없다. 재교육이나 소득 재분배 등 사회·교육 정책을 논의해야 하는데 아무 움직임이 없다.

인공지능 연구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 정책의 영역이 아닌가.


서로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 5~10년 뒤 인공지능이 가져올 변화를 알고 있다. 보건 기록 예를 들어보자. 인공지능은 개인의 보건 기록을 분석해 언제 어디가 아플지 예측할 수 있을 지 모른다. 보험사들은 해당 정보를 취득하면 피보험자가 언제 병원에 갈 지를 가늠할 수 있다. 그러면 보험 상품을 팔아야 할 지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 이런 정보가 가져올 파급 효과를 인공지능 연구자들과 정부가 함께 고민하고 그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사례는 앞으로 수 없이 발생할 것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