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발전단가는 석탄화력보다 유리…태양광 발전 망친 중국발 공급과잉서도 자유로워

 

풍력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시장에서 발전단가가 기존 석탄화력 발전보다 낮아지고 정부 보조금 지급 기간도 연장됐다. 중국 업체의 기술력이 낮은 수준이라 공급과잉에서도 자유롭다. 국내 풍력발전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위치한 씨에스윈드 캐나다법인 전경. / 사진=씨에스윈드

 

풍력발전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시장에서 풍력발전 생산단가가 기존 석탄화력 발전보다 저렴해지고 미국 정부 보조금 지급 기간도 연장됐다. 게다가 중국 업체의 기술력이 낮아 공급과잉에서도 자유롭다. 이에 따라 국내 풍력발전 업체들도 주목받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NE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육상풍력의 발전단가는 ㎿h당 74.7달러로 천연가스(98.3달러)와 석탄발전(76.3달러)보다 낮을 것으로 분석됐다. 풍력발전과 함께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로 꼽히는 태양광발전(121.6달러)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주요 시장에서는 풍력발전 생산단가가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와 기존 화석에너지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균형점​인 그리드패리티(Grid Parity)를 이미 넘어섰다. 미국 풍력발전 생산단가는 2015년 기준 ㎿h당 32~77달러로 원자력(97~136달러), 석탄(65~150달러), 천연가스(52~78달러) 보다 낮다. 바람의 질이 좋은 유럽 육상풍력 발전 단가도 이와 유사한 수준이다. 생산단가가 낮아지자 설치 규모도 급증했다. 아일랜드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신규 설치된 풍력발전 규모는 63GW로 전년대비 22.4% 늘었다.


주요 시장인 미국이 풍력발전 보조금 정책을 5년 연장한 것도 풍력시장 성장에 긍정적이다. 미국 정부는 PTC(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에 대해 일정부분 세금을 감면해주는 제도)를 5년 연장해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 생산은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이 양분하고 있다. 세계 재생가능에너지 정책 네트워크(REN21)의 2016 재생에너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재생에너지는 총 785GW 규모의 전력을 생산했는데 그 중 태양광과 풍력발전이 각각 227GW, 433GW를 차지했다.

신재생에너지 자체로 보면 태양광과 풍력 모두 성장세가 뚜렷하다. 반면 시장 상황은 엇갈린다. 글로벌 태양광업체들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부진을 겪고 있다. 4월 미국 태양광업체 선에디슨의 파산보호 신청이 대표적이다. 태양광모듈과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도 공급과잉으로 2분기 말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3분기 OCI, 한화케미칼 등 국내 태양광업체 실적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반면 풍력발전은 중국발 공급과잉에서 자유롭다. 중국 업체들의 기술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미국이 보유한 풍력발전 규모는 70GW, 중국은 140GW다. 규모는 2배지만 두 나라에서 생산한 전략량은 비슷하다. 즉 중국산 풍력발전 설비 효율이 미국 업체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풍력발전 업체들은 선지업체와 기술 격차를 극복하지 못해 주요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격차는 풍력발전 설비가 대형화되면 더욱 벌어질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중국 업체가 주요 시장에 진입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풍력발전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자 국내 풍력발전 업체도 주목 받고 있다. 2월 1만2000원대에 머물던 태웅 주가는 꾸준히 올라 8월 3만원 선을 돌파했다. 풍력발전 부품 생산업체 태웅은 글로벌 풍력단조 업체 1위로 6​ 이상 대형 풍력단조품에서 독점적인 위치에 있다. 풍력타워 설비업체 씨에스윈드 주가도 같은 기간 1만7000원에서 3만원까지 올랐다. 씨에스윈드는 이번 달 초 2021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최대 4300억원 규모의 풍력타워를 공급한다고 공시했다.


한 연구원은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엇갈린 업황이 주가에 투영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 풍력업체들은 주가 상승률이 높은 반면 태양광업체의 주가와 실적은 저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