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생산량 동결 합의 가능성 희박…미국 셰일업계도 생산 확대 채비

 

30달러선까지 주저앉았던 국제유가가 50달러를 회복했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강세장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추가 상승 동력이 충분하지 않아 국제유가는 박스권에 머물 전망이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미국 셰일업체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의 시추 설비. / 사진=코노코필립스

 

30달러 선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20일 만에 50달러에 진입했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강세장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9월 예정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 회의에서 생산량 동결 가능성이 희박하고 미국 셰일가스 생산 재개 가능성도 있어 국제유가가 추가적으로 오르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22일 업계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주 북해산 브렌트유(Brent) 가격은 배럴당 50.8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에만 8% 가까이 오른 수치고 11일부터는 6거래일 상승 랠리를 펼쳐 이번 달 저점대비 약 20% 급등했다.

2월 배럴당 27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6월까지 꾸준히 오름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OPEC 산유국 7월 원유 생산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휘발유 성수기임에도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많아 국제유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6월 8일 배럴당 51.23달러까지 오른 국제유가는 8월 3일 38.54달러까지 주저앉았다.

40달러 밑으로 떨어진 국제유가는 8월 초 OPEC 산유국 간 생산량 합의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오르기 시작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이 9월 OPEC 회의에서 산유국 간 원유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한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사우디를 비롯한 산유국들과 원유 시장 안정 위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달러화 약세도 국제유가 상승을 도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강세장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경제전문지 마켓워치는 산유국들이 원유생산량을 줄일 것이란 기대감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2일 이후 20% 이상 상승했다며 원유시장이 공식적으로 강세장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추가적으로 오를 수 있는 동력이 충분하지 않다며 국제유가가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한다.

우선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주요 원인인 OPEC 산유국 간 원유 생산량 동결 가능성이 희박하다. 생산량 동결에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이란이 동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19일 이란 공보담당관은 “9월에도 석유 생산량이 경제제재 이전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며 원유 생산량을 늘릴 것을 시사했다. 지난 6월 OPEC 정례회의에서도 이란이 감산 정책에 반대해 생산량에 대한 논의가 무산된 바 있다.

미국 원유 생산량 증가도 국제유가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소다. 미국 원유정보 제공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에서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 수는 40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8주 연속 늘어난 수치다.

홍춘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산유국 회담에서 생산량 동결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낮은데다 국제유가가 50달러 수준을 넘으면 수익을 낼 수 있는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도 생산량을 늘릴 채비를 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단기 급등한 후 40달러 선에서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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