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오스틸, 주요 철강재 가격 100위안씩 인상…"위기 재발 가능성 상존" 신중론도

 

1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바오스틸이 9월 판매 예정인 슬래브, 열연강판, 냉연강판 등 철강재 내수 판매 가격을 톤당 100위안(약 1만6600원)씩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바오스틸의 가격 인상 발표가 중국 내수 철강 가격 뿐 아니라 국내 철강 가격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 사진=바오스틸

 

중국 철강사가 하반기 철강재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국제 철강재 가격의 하한선으로 여겨지는 중국 철강재 내수 가격이 오르면 국내 제품 가격도 따라 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관세 폭탄으로 수요처가 막힌 중국산 철강이 국내에 대규모로 들어오면 국내 철강 내수 가격을 급격히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바오스틸이 9월 판매 예정인 슬래브, 열연강판, 냉연강판 등 철강재 내수 판매 가격을 톤당 100위안(약 1만6600원)씩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국영 철강사인 바오스틸은 지난해 기준 연간 조강생산량 3495만톤으로 중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철강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오스틸을 따라 중국 대형 철강사들이 줄줄이 제품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박종국 키움증권 연구원은 “완성품과 달리 철강재는 품질 차이가 크지 않아 가격이 평준화된다”며 “다른 회사도 곧 제품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나 가격이 뛰었냐보다 가격 이번 인상 자체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상반기 중국 철강재 가격 상승은 부족한 재고를 채우는 과정에서 발생했는데 하반기 재고가 충분한 상황에서 내수 가격이 올랐다는 건 중국 시장이 이를 소비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유승록 포스코경영연구원 상무는 “재고가 충분한 상황에서 가격을 올렸다는 건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며 “바오스틸이 철강 가격을 인상한 건 의외다”라고 말했다. 박종국 연구원도 “비수기임에도 철강 가격을 올렸다는 건 그만큼 내수가 받쳐주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바오스틸은 2월, 4월, 5월, 6월 열연과 냉연강판 가격을 올렸지만 7월에는 인하한 바 있다. 


세계 철강 제품 가격의 하한선인 중국 철강 가격이 오름에 따라 국내 제품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중국산 철강재가 국내 시장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6월 국내에 유입된 해외 철강재 중 중국산은 65.9%에 달한다. 전체 내수 중 차지하는 비율도 38%에 달한다. 국내 제품 가격이 중국 철강제품 가격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배은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중국 철강가격 상승이 국내 철강업체의 제품 가격 인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바오스틸의 인상 결정은 하반기 국내 철강업체들이 제품 가격 올리는 데 우호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철강재 가격 오름세는 잠깐이고 관세폭탄을 맞은 중국 철강사가 국내 시장에 물량을 집중할 경우 국내 시장이 다시 어려운 시기에 봉착할 것이란 우려를 보인다. 유승록 상무는 “관세전쟁으로 시장을 잃고 있는 중국이 무관세인 국내 시장에 수출을 집중하면 지난해와 같은 철강업계 위기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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