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일사(一家一社) 투자 운동 나선 박영옥 스마트인컴 사장

 

박영옥 스마트인컴 사장이 가계의 주식투자 확대가 왜 필요한지를 역설하고 있다. 사진/ 정진건 기자

 

“밥상머리 교육으로 아이들과 투자한 기업에 대해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가능해져야 우리의 미래가 풍요로워지고 경제의 활력도 커진다.”


최근 가정마다 한 회사에라도 투자하자는 ‘일가일사(一家一社) 운동’을 제창하고 나선 박영옥 스마트인컴 사장은 “다수 국민이 증시를 외면하다보니 우리 기업이 일군 성과를 외국인이 시세차익과 배당으로 챙겨가고 있다”며 주식기피증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주식투자로 수천억원 대 자산가가 된 박 사장은 기업에 투자해야만 노후가 편안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IMF 외환위기 이전엔 경제가 7%이상 성장했고 덕분에 가계 소득도 늘어났다. 그러나 지금은 가계의 성장은 미미하고 기업만 성장한다. 우리 기업들은 아직도 연 15~17%씩 성장하고 있다. 그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 

 

그는 특히 고령화와 기술진보로 주식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고 강조했다.
“오래 산다는 것은 가계의 큰 부담이 됐다. 기술진보도 마찬가지다. 고용 없는 성장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3차 산업혁명으로 블루칼라 일자리가 줄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은 화이트칼라의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다. 요즘 변호사나 회계사도 일자리 없다고 난리다.” 

 

이익을 잘 내는 기업에 투자해야 소득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논리다. 박 사장은 특히 최근 삼성전자의 상승을 예를 들어 경제가 어려울수록 우량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위기가 와도 우리의 삶은 계속되고 그에 따라 기업 활동도 지속된다. 이 때문에 1등 기업은(주가가) 떨어져도 곧 회복된다. 떨어질 때 (주식을) 더 사놓으면 된다.”

◇성장기업 성과 공유해야 미래 풍요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등의 이슈로 경제가 어려워져 주식투자의 위험이 높아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박 사장은 그런 때 주식을 기피하지 말고 오히려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는 브렉시트가 터졌을 때 점심도 거른 채 주식을 샀다. 그날 수십억 원 어치를 샀다. 당시 주가는 하루 만에 급반등했다. 한국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위기 때) 팩트는 안 보고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를 하지 않았다.” 

 

이처럼 기회를 잘 잡지만 그는 투자의 기본은 매매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개인투자자가 성공하려면 올바른 투자관을 갖춰야 한다. (주식을) 사고팔고 하는 것은 나도 어렵다. 매매차익만 노려선 기업의 이익을 공유하지 못한다. 적어도 3~5년 이상 보고 성과를 공유하려고 해야 기업의 이익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기업에 투자해 잘 되도록 응원하고 감시하고 성과를 공유하자는 게 그의 투자철학이다. 그가 ‘주식농부’를 자칭하는 까닭이다. 그런 점에서 박 사장은 자본시장은 우리의 미래라고 강조한다.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질 못하다. 

 

“한국은 자본시장 시스템이 발달했고, 또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기업도 많아 투자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 그런데 기업인과 외국인 외에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다. 그들만 돈을 버는 이유다.” 

 

박 사장은 가계의 투자를 늘리려면 기업의 배당을 늘리고 증시 제도와 참여자들의 의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은 증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기업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정책은 너무 공급자 중심으로 돼 있다. 거래소가 뭔가. 거래소는 거래가 잘 되도록 효율적으로 작동만 하면 된다. 증권사는 또 뭔가. 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곳이다. 그런데 거래소고 증권사고 마케팅으로 상품만 팔아먹으려고 한다. 게다가 기업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주식 상장은 투자자금으로 돈을 벌어 투자자에게 보답하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OECD 국가 중 성과 분배가 가장 낮다. 증시를 투기로 한 몫 챙기는 시장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도 한탕의식에 젖어 있다. 자본시장을 도박장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게 투자의 걸림돌이란 그는 대안으로 경영자 연봉을 배당과 연동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의 완전 분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04년 코스닥을 거래소로 통합하면서 진취성과 모험성, 참신성, 기술을 기반으로 한 벤처창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 거래소시장은 성숙된 기업들 위주로 해서 배당투자가 가능하도록 운영해야 한다. 코스닥시장은 모험자본이 혁신적 기술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도록 차별화시켜야 한다.” 

 

지금 주식시장은 공급자 위주의 시장으로 변질됐다는 게 박 사장의 판단이다. 특히 증권업계가 서비스의 본질을 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증권업계 서비스 정신 결여 심각

“이익을 잘 내는 증권사 주가가 PBR 0.5배 수준에서 머무는 경우가 허다하다. 투자자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투자회사로 거듭나야 하는데, 문제는 증권사 직원도 업을 잘 모른다는 점이다. 증권업계는 그만큼 겸손해야 한다. 고객 자산을 불려주고 함께 성장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보기엔 그렇지 않다.” 

 

서비스를 하고 대가를 받으려 하지 않고 마케팅으로 상품을 팔아 수수료나 챙기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자산운용사 역시 정신 자세도 잘못됐다고 질타했다. 주인 의식도 철학도 없다는 얘기다.  

 

“최근 일부 운용사들이 액티브 펀드를 중단하고 패시브 펀드(인덱스 펀드, ETF 등)로만 가겠다고 한다. 그게 무슨 말인가. 귀찮다는 뜻이다. 신경 쓰기 싫으니 펀드 팔아 편하게 수수료나 뜯겠다는 거다. 그건 증시에서의 역할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증권시장, 다시 말해 자본시장의 존립 이유가 뭔가. 좋은 기업에 투자해서 경제가 성장하도록 하는 게 자본시장의 존립 이유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하는데 그걸 하지 않겠다는 거다.” 

 

◇대기업이 우량회사는 아니다

 


박 사장은 최근 대륙제관과 태양 등 부탄가스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여 매스컴을 탔다.
“독일을 방문했을 때 한 교포가 하는 식당에 갔는데 부탄가스를 수입해 쓴다고 했다. 한국 부탄가스회사들은 세계 각국으로 이렇게 수출하고 있다. 자본금은 태양이 43억원, 대륙제관은 79억원 선이다. 두 회사 모두 경기와 무관하게 100억원대 이익을 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알짜 회사다.”




 

그는 특히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이들 업체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투자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접대가 어려워진다. 가족단위 모임이 늘어나고 가족캠핑이 활성화될 걸로 봤다. 그러면 부탄가스 수요도 활성화된다. 나는 이렇게 기업과 경영진, 업황을 보고 투자한다.”

 

그는 특히 부탄가스의 폭발위험이 일반이 생각하는 것보다 적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부탄가스가 위험할 거라고 하는데 연간 보험료가 3천만~4천만원에 불과하다. 그만큼 위험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서 편하게 투자를 늘렸다.”

개인투자자들도 이런 식으로 알짜 생활밀착형 기업을 찾아 투자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런데 많은 경우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사람들이 이런 걸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를 멀리한다. 나는 그런 사람들의 오류를 찾아 투자한다.”
그는 특히 우량주에 대한 생각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량기업 발굴하라니 개인이고 기관투자가고 대기업만 찾는다. 10대그룹만 우량기업인가. 그게 아니다. 중소 중견기업 중에 우량기업이 많다. 큰 기업들 중엔 부채를 이용해 성장한 곳이 많은데, 부채가 많으면 대기업이고 중소기업이고 경기가 어려워질 때 위기를 맞게 된다. 그보다 중소·중견기업 중에 우량기업이 많은데 투자를 하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한다.
“투자이론은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한다고 전제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심리적으로 많이 움직이는 것 같다. 나는 파라다이스나 GKL 등에 투자하고 있는데, 사드 문제로 중국 사람들의 유입이 줄어들 것이라고 해 주가가 떨어졌다. 그러나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최근 이곳엔 VIP 외에 일반고객 내장이 급증했다. 덕분에 영업이익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게다가 기존 VIP 고객은 어찌 됐든 계속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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