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대우조선 정상기업 판정 논란
  • 이준영 기자(lovehope@sisabiz.com)
  • 승인 2016.08.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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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부담 줄이려는 의도" 분석…전문가들 "구조조정대상인 C,D등급 줘야 마땅"

 

금융당국과 채권은행은 대기업 신용위험 평가에서 대우조선해양을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전문가들은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의 부담을 줄이려는 정부와 채권단 의도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진웅섭 금감원장, 이동걸 산은 회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사진=뉴스1

 

금융당국과 채권은행은 대기업 신용위험 평가에서 대우조선해양을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전문가들은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의 부담을 줄이려는 정부와 채권단 의도라고 밝혔다. 원칙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은 신용위험 평가에서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지난 7일 금감원은 2016년도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를 발표했다. 32개 대기업을 구조조정 대상 업체인 C, D등급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정상기업인 B등급으로 판정 받았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신용위험 정기 평가에서 기업을 A∼D등급까지 4단계로 평가한다. A·B등급은 정상기업이다. C·D등급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다. C등급은 금융사와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어야 한다. D등급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대우조선해양이 원칙적으로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돼야 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채권은행과 금융 당국이 산은과 대우조선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정상기업으로 분류했다는 의견이다. 대우조선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하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여신건전성 등급을 내려야 한다. 현재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의 여신건전성을 정상으로 분류했다. 여러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의 여신건전성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이미 내렸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신대 교수)은 "대우조선은 원칙적으로 하면 C나 D등급을 줘야 했다"며 "대우조선은 이미 구조조정 과정에 있다. 채권은행과 당국 입장에서 대우조선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 공식적 법제도에 의한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추가 충당금 등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에 C등급 줘서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산은과 채권은행은 대손충당금을 지금보다 더 쌓아야한다. 지금은 정상이지만 워크아웃 들어가면 고정이하로 자산건전성 분류가 바뀌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 대손충담금을 쌓아 손실을 인식해야 한다는 눈 앞의 문제가 생긴다"고 밝혔다. 이어 "대우조선 입장에서도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수주 활동에 악영향을 받는다"며 "산은이나 대우조선 쪽에선 C나 D등급을 모면하려는 강력한 유인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채권은행과 당국이 대우조선에 대출 지원한 정당성을 스스로 부정하지 않기 위한 결정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성진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부소장(변호사)은 "채권은행이 이번에 대우조선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하면 기존 지원의 합리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 된다"며 "기존에 국책은행을 통해 대우조선에 엄청난 돈을 대왔다. 살아난다는 전제로 지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대우조선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하면 자신들의 정책적 판단이 잘못됐다고 인정하는 꼴이 된다"며 "그래서 어떻게든 대우조선을 법정관리에 넣지 않고 끌고 나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 대상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우조선을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청문회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서별관회의 참석자 등을 대상으로 이달 열릴 예정이다.

김성진 부소장은 "대우조선에 C나 D등급을 줬으면 청문회 대상자들은 더 곤혹스러워진다. 대우조선이 살아난다는 전제로 지난해 4조2000억원 추가 지원 등을 해 놓고서 이제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하면 비판을 더 받는다"고 말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했으면 대우조선은 C나 D등급을 받아야 하는데 B를 줬으니 오히려 청문회에서 이를 비판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구조조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불투명하고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우조선을 자율 구조조정에 맡기는 상황은 불투명하고 무책임한 구조조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산은은 대우조선의 단순한 채권은행이 아니다. 최대주주다. 어떤 구조조정 절차를 선택할 지에 대해 산은은 이해충돌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지금도 워크아웃에 준하는 자구계획을 통해 구조조정을 실질적으로 하고 있다. 금감원 신용위험 평가는 형식적으로만 정상기업이라고 평가한 것"이라며 "대우조선은 금감원 신용평가에서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면 수주 등 영업에 악영향을 받는다. 대우조선을 정상기업으로 평가한 것은 회사를 회생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정부와 당국은 조선업을 경기 민감업종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했다. 채권단 주도로 개별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재무구조가 취약한 대우조선해양계열의 경우 2015년 하반기 재무구조개선약정 대상으로 선정, 계열 전체에서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추진중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정상기업으로 분류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3조30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7308%였다. 분식회계 문제도 있다. 감사원은 지난 6월 대우조선 감사 결과 2013년과 2014년 순이익 기준 1조원대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대우조선해양의 현 경영진도 회계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김열중 부사장은 검찰로부터 올해 1월~3월 사이 2015년도 사업보고서 작성시 영업손실 규모를 1200억원 축소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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