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가 9130억원, 이탈리아 양대 명문 모두 중국 자본에
중국의 축구굴기가 다시 세계를 놀라게 한 모양새다. 세계적인 명문구단인 이탈리아의 AC밀란이 결국 중국 자본에 팔렸다. 매각가는 9130억원에 이른다. 이로써 밀라노에 기반을 둔 이탈리아 양대 명문 구단이 모두 중국 자본 손에 넘어갔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일가가 보유한 지주회사 핀인베스트는 5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AC밀란 지분 99.93%를 중국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예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에 나선 컨소시엄은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의 리옌홍(李彦宏) 회장과 부동산기업인 헝다그룹 등으로 꾸려졌다. 핀인베스트는 “컨소시엄 일부 투자자 중에는 중국 금융 산업과 다른 분야의 주요 회사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부채 약 2억2000만 유로(약 2714억원)를 포함해 AC밀란의 가치를 7억4000만 유로(약 9130억원)로 산정했다고 알려졌다.
117년 역사를 가진 AC밀란은 축구광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1986년 인수한 뒤 리그 우승만 8번, 챔피언스리그 우승 5번을 포함해 모두 28번이나 우승컵을 들어올린 명문 구단이다.
1994년 미국월드컵 결승적 실축으로 잘 알려진 공격수 로베트로 바지오와 철벽수비수 파울로 말디니가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브라질 축구스타 호나우지뉴와 호비뉴도 팀을 거쳐 갔다. 한때 데이비드 베컴도 몸을 담았다.
하지만 AC밀란은 2012년부터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지난 2014/2015 시즌에는 세리에A 10위(승점 52점)라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올 시즌에도 38경기 15승 12무 11패로 리그 7위에 그쳤다.
또 지난해에는 9000만 유로에 이르는 영업 순손실도 냈다. 결국 구단주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팀의 부흥을 이끌 만한 선수 확보에 쓸 자금이 없어 AC밀란의 매각을 결정했다. 당초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탈리아 자본으로의 매각을 원했으나 마땅한 계약상대를 찾지 못해 결국 중국 자본이 내민 손을 잡았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서 밀라노에 기반을 둔 양대명문 AC밀란과 인테르 밀란이 모두 중국 자본 손에 넘어가게 됐다. 앞서 중국 가전유통업체 쑤닝(蘇寧)은 올 6월 인터밀란의 지분 70%를 2억7000만 유로(3571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