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가장 신경쓰는 국회의원 채이배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을 보는 재계 심정은 복잡하다. 우선 두려움이다. 재계 정보통들은 회계사 출신으로 경제개혁연대에서 활동하며 재벌 감시자 역할을 해온 그의 행보를 예의주시한다. 동시에 재계는 그의 말에 귀 기울이고 싶어 한다. SK그룹은 일부러 그를 초청해 팀장급들을 모아놓고 채이배 의원의 쓴소리를 듣게 했다. 그의 비판은 합리적이고 경영에 도움이 된 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을 보는 재계 심정은 복잡하다. 우선 두려움이다. 재계 정보통들은 회계사 출신으로 경제개혁연대에서 활동하며 재벌 감시자 역할을 해온 그의 행보를 예의주시한다. 동시에 재계는 그의 말에 귀 기울이고 싶어 한다. SK그룹은 일부러 그를 초청해 팀장급들을 모아놓고 채이배 의원의 쓴소리를 듣게 했다. 그의 비판은 합리적이고 경영에 도움이 된 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8월 4일 의원회관에서 그를 인터뷰하는 동안 왜 그가 재계가 가장 주목하는 의원인지를 알 수 있었다.
수행비서 없이 직접 운전을 하고 다닌다고 들었다.
수행을 따로 두려면 굳이 보좌진 7명 중 한명이 그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보다 정책 쪽에 집중하도록 하는 게 맞다. 지역구 의원님들은 외부 행사가 많지만 난 비례대표에다 초선이라서 그런지 불편한 것 없다.
재계에 많은 문제가 있는데 왜 특히 일감몰아주기 비판에 집착하나.
일감몰아주기는 세 가지 측면에서 문제를 갖는다. 우선 세법 측면에서 문제가 잇다.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50억 원을 출자해 만든 현대 글로비스를 보자. 만든 지 4년 만에 매출이 1조5000억원으로 늘고 800억 원의 이익이 났다. 상속세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것이다. 두 번째는 회사법 측면에서 기업 효율성 침해 문제가 있다. 이사는 개인이익과 회사이익이 충돌할 때 회사이익을 따라야 하는데 지배주주일가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은 회사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다. 마지막으로 시장관점에서 봐도 문제다. 일감 몰아주는 지배주주 일가 회사들을 보면 엄청난 기술력을 요하는 기업이 아니다. 현대 글로비스는 물류업체가 아니라 물류 주선업이다. 책상 몇 개만 있으면 하는 회사들인데 이런 회사들 때문에 기존 작은 업체들이 경쟁에서 배제되게 된다.
경영 효율 면에서 내부거래가 좋은 점도 있지 않나.
내부거래를 아예 하지 말란 말이 아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거래를 보면 수직계열화를 통해 효율성을 증대시킨 사례다. 문제는 그런 회사를 재벌일가 개인회사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것도 처음부터 개인회사로 차리는 것이 아니라 돈을 빼낼 수단으로 차린다는 것이 문제다.
삼성물산 합병을 통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배체제 확립에 대해 비판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됐다고 보는 것인가.
최소한 경쟁이 있어야 했다. 승계경쟁 말이다. 롯데가 신동주 신동빈 형제가 싸우는 것을 보고 꼴보기 싫다하지만 차라리 최소한 그런 경쟁이라도 있어야 한다. 싸우다보니 나쁜 짓들 한 것이 드러나고 그걸 통해 도덕성과 경영능력이 검증되고 있지 않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경쟁이 없었다. 형제 경쟁이 없다면 내부 경쟁이라도 거쳐야 했다. 후보가 이재용 부회장뿐이었다면 처음부터 임원을 시킬 것이 아니라 사원을 달고 경쟁과 검증을 통해 대리, 과장으로 커가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30대 때 바로 임원이 됐다. 그 순간 이미 경쟁이 없어진 것이다. 재벌들도 경쟁을 통해 승계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도 이건희 회장이 이병철 회장에게 승계 받는 과정보다 나아졌다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발전을 위해 기업총수를 사면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총수가 감옥을 가면 회사가 투자의사 결정, 고용 등을 중단해야한다는 주장 자체가 웃긴 이야기다. 결국 그 한 사람 없으면 그룹이 아무것도 못한다고 선언하는 것인데 얼마나 리스크가 큰 기업이란 말인가. 총수 1인 독재체제라서 그 사람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은 후진적이다. 총수가 복귀하면 회사를 돕는다 하는데 더 어렵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담합을 통해 기업이 돈을 벌었다가 치자. 소비자들 손해 끼치며 번 것인데 그게 국가 경제적으로 누구에게 도움이 됐겠나. 그렇다고 그 이익을 나누지도 않는다. 사면이란 건 1인 전횡을 인정하는 건데 이제 바뀌어야 한다. 실제로 경영자들이 세대교체를 하면서 바뀌고 있다. 기존 아버지를 따르던 가신그룹과 후계자와 주변 전문경영그룹이 공존하고 대치하는 상황인데 결국 자연스럽게 후계자들이 올라오게 되고 1인 전횡 문화가 사라질 것이다.
재벌체제 문제 해결을 위해선 현실적으로 혼자 힘으론 불가능하다. 다른 의원들의 합의를 이끌어 낼 자신이 있나.
국회는 사실상 다수결이 아니라 만장일치 시스템이다. 아무리 여소야대라 해도 법안소위 여야 비율은 5대 5이고 사실상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통과가 안 된다. 밖에서 보면 답답해보이지만 그만큼 정치적 합의가 중요하다. 무리한 법안이 아니라 최대한 많은 이해관계자 이야기를 듣고 합리적 대안을 제기할 것이다. 한 쪽 이야기만 듣고 ‘저 쪽 말은 듣지 않겠다’는 식으론 안 할 것이다. 새누리당 의원이라고 무조건 기업 편을 드는 게 아니라 합리적 분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