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주목한 이통사간 경쟁 치열…업계 "실적보다 시장확산에 주력"

 

SK텔레콤이 7월 4일 세계 최초 전국 IoT 전용망 구축했다고 밝혔다. / 사진=민보름 기자

 

 

이동통신 업계 차세대 전략사업인 IoT(사물인터넷) 사업 전망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IoT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지만 실적에 언제 반영될 지는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들은 이통사가 추진하는 신사업, 특히 IoT가 언제 쯤 실적과 ARPU(가입자 당 요금)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지 질문했다. 이에 대해 3사 재무책임자(CFO)들은 ARPU나 실적보다 시장 확산에 집중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황근주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IoT전략 방향은 단기 매출 확보보다는 사업을 통해 제반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있다이를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IoT 사업에선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이 중요하다. 다양한 기기가 IoT 플랫폼에 연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개발사가 특정 플랫폼에서 사용 가능한 기기나 솔루션을 개발하면 기기를 사용하기 위해 가입자가 늘게 된다. 또는 가입자 수가 많을수록 이 수요를 바탕으로 기기를 연결하려는 협력사가 증가한다. 결과적으로 선순환이 생긴다.

 

이를 위해 이동통신사들은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1511월 대전에 IoT 인증센터를 만들고 기기 개발사들이 테스트베드로 삼도록 했다. 중소업체들은 통신 호환성이나 기기 성능 등을 실제와 같이 조성된 환경에서 실험해볼 수 있다. 이 센터 구축엔 총 15억원이 들었지만 센터 운영 비용도 추가적으로 들어가게 된다.

 

SK텔레콤과 KT는 우선 사물인터넷 전용 통신망으로 인프라를 만들고 있다. SK텔레콤은 로라(LoRa) 네트워크와 LTE-M을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전국 IoT 전용망을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LTE-M 망은 이미 KT도 구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3사는 협력사에 자사 인프라에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통신모듈도 제공하고 있다. 연결기기를 늘리기 위해서다.

 

이런 투자에 비해 가입자가 지불하는 요금 수준은 낮다. SK텔레콤은 월 이용료가 2000원인 IoT 전용 회선 요금제를 내놨다. 가스검침기의 경우 월 사용료가 350원이다. SK텔레콤은 파격적인 요금제, 중소 업체 지원을 통해 2017년 말까지 IoT 전용망에 400만개 이상의 단말기가 연결될 것으로 기대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업계 전문가는 이동통신사에 통신 인프라와 기술이 있어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통신 업계 내에서도 경쟁이 치열한데다 가입자에게 플랫폼 이용 요금을 받는 것 외엔 수익을 실현할 방안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통신사별 전략은 가정용인 홈 IoT 뿐 아니라 B2B(기업 간 사업), B2G(기업과 정부 간 사업)분야에서도 겹친다. 이통 3사는 가스검침, 안전, 에너지 절약 서비스나 스마트 시티 사업 등을 노리고 있다.

 

김선태 부사장은 대전 IoT센터 개소 행사에서 경쟁사들끼리 싸우기보다 규모의 경제라는 측면에서 파이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는 이에 대해 삼성전자 같은 IT 제조사들도 IoT 플랫폼으로 시장을 선점하려 한다이동통신사들도 모든 서비스를 개방형으로 운영할 수도 없고 가격 경쟁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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