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진경준 로비 의혹에 서든어택2 실패 더해져 개발자 이탈 움직임 본격화

김정주 NXC회장이 서울중앙지검에 검찰 조사를 받으러 나와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 사진=뉴스1

 

 


우병우‧진경준 관련 로비 의혹이 터지면서 넥슨 내부 임직원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특히 개발자들은 넥슨을 떠나 새로운 둥지를 찾아 떠나려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개발자들은 이탈 움직임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적극적 구직행위를 하는 이도 있으며, 업계에서 역시 이들을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익명의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검찰 수사로 김정주 회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데다 게임실패 악재가 겹치며 개발자들이 이직 욕구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회사에서 개발자들은 핵심 중 핵심 인력으로 꼽힌다. 사실상 게임을 생산해 내는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의 경쟁력이야말로 곧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들이 이직하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우선 김정주 회장의 로비 의혹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자괴감이 크다는 것이다. 진경준 검사장 주식 뇌물 의혹에 이어 우병우 민정수석 처가의 부동산 매입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부도덕한 회사와 오너에 대한 믿음이 무너졌다.

김정주 회장의 저서 <플레이>를 보면 그가 과거 본부장들을 모아놓고 대주주로서 법인카드 내역을 놓고 술값이 많았다고 핀잔을 주는 장면이 기술돼 있다. 그런 그가 이 같은 게이트 사건에 휘말리자 개발자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정주 회장은 논란이 계속되자 넥슨 등기이사직을 사임했지만 중앙지검 특수3부는 김정주 회장 개인 및 넥슨 비리에 대해 계속 들여다보고 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서든어택2 흥행실패에 대한 절망감이다. 흥행 실패에 선정성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넥슨은 급기야 9월 29일 서든어택2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표면적 이유 외에도 김정주 대표의 과거 개발자 홀대 전력이 새롭게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보통 게임업계에선 주식 및 상장을 통해 개발자들에게 보상하고 이같은 보상을 위해 개발자들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선순환 구조였으나 김정주 회장은 달랐다. 회사를 상장하지 않고 있다가 오랜 시간 후 일본에서 상장했다.

다른 게임 부호들과 주식을 비교해보면 이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CEO스코어가 1960년 이후 출생한 창업자 주식 자산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김정주 회장은 2조8756억으로 1위를 차지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의 지분가치를 합한 금액과 비슷하다. 이해진 의장과 김범수 의장은 회사 지분을 개발자들과 직원들에게 스톡옵션 등으로 나눠줬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지배구조는 개인의 선택일 뿐이지만 김정주 회장 지배구조는 이해진 의장 등 여느 IT기업CEO에 비해 폐쇄적이고 투명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단적인 예가 대표이사가 자주 바뀐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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