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현실에까지 영향 미치는 게임속 아이템
  • 원태영 기자(won@sisabiz.com)
  • 승인 2016.07.22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이템중개 시장 통해 폭발적 성장…불법 작업장 등은 해결과제

 

아이템 중개사이트에 올라온 거래 게시글. / 사진=아이템베이

 

온라인게임 속에는 무수히 많은 게임아이템이 존재한다. 일부 게임아이템은 구하기가 어렵거나 성능이 우수해 많은 유저들이 그 아이템을 얻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게임아이템이 현실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온라인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게임아이템 현금거래 시장도 덩달아 커지게 됐다. 그 시장 가치가 1조원에 육박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온라인 아이템 현금거래는 게임업계의 오랜 고민거리다. 지금까지도 불법과 합법을 오가며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한국은 온라인게임 강국이다. 과거 PC게임 시장에서 불법복제가 판을 치면서 국내 개발사들은 일치감치 복제가 어려운 온라인게임 시장에 눈을 돌렸다. 이 때문에 국내 게임시장은 콘솔이나 PC게임이 골고루 발전해온 다른 나라와 달리 온라인게임 시장만 급격하게 커진 기형적인 구조로 발전해 왔다.

온라인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함께 커진 곳이 바로 아이템 현금거래 시장이다. 초창기 아이템 거래는 유저들간에 1:1 거래가 주를 이뤘다. 직접 만나거나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한 뒤, 미리 돈을 송금하고 게임속에서 아이템을 받아가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양한 사기가 발생했고, 유저들은 믿을 만한 거래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이에 등장한 것이 바로 아이템 거래중개 사이트다. 현재 국내 아이템거래 시장은 ‘아이템베이’와 ‘아이템매니아’ 두곳이 전체 거래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기업인 골드만삭스는 지난 2006년 아이템매니아 지분 100%를 인수하며 국내 아이템거래 시장에 진출했다. 골드만삭스는 아이템매니아를 인수한 이후 꾸준히 아이템베이 인수를 추진했으나 아이템거래 시장 독과점 우려 등으로 인해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지난 2012년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 합병을 위해 B&M홀딩스를 설립하고 2014년 공정거래위원회의 합병 승인을 받게 된다. 이후 골드만삭스는 매각을 추진했고 지난 4월 모다정보통신이 이를 인수했다.

아이템베이와 아이템매니아 거래 방식은 간단하다. 유저가 게임아이템을 사이트에 올리면 구매자가 아이템을 구매 예약을 하고 현금을 중개사이트 계좌로 입금한다. 이후 게임상에서 아이템거래가 실제로 이뤄지면 그 돈은 판매자에게 돌아간다. 만약 게임상에서 아이템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개사이트에게 맡겼던 돈은 구매자에게 다시 송금되는 구조다. B&M홀딩스는 매년 아이템중개 수수료로 5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사실 아이템 현금 거래는 온라인게임 초창기부터 논란이 일어왔다. 대다수 게임업체들은 약관을 통해 게임속에서 얻게된 아이템이나 아이디 거래를 규제하고 있다. 실제로 몇몇 업체는 아이템 현금거래를 하다 적발되면 해당 아이디를 영구 정지 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은 게임사의 약관과는 조금 다르다. 대법원은 지난 2009년 개인간에 일어나는 게임머니나 아이템 현금거래는 가능하다고 인정했다. 대법원은 게임머니나 아이템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얻는 산물이기 때문에 거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2012년과 2013년 정부의 작업장 및 환전상(게임 아이템 거래를 전문적으로 영위하는 불법 행위자들) 퇴출 정책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아이템 중개사이트에서 개인당 거래금액을 반기 1200만원, 연간 2400만원으로 제한했다. 지난 2014년에는 이를 어기고 불법 취득한 개인정보로 게임 ID를 만들어 획득한 아이템 1조원어치를 불법 거래한 혐의(게임산업진흥법 위반 등)로 업자 문모씨(42) 등 15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이들은 개인정보 판매상에게서 사들인 주민등록번호 등으로 리니지, 디아블로3 등 온라인게임 ID를 만든 뒤 한국, 중국, 필리핀 등 국내외 작업장 53곳에서 게임 자동실행 프로그램을 돌려 아이템을 대량으로 만들었다. 문모씨 등은 해당 아이템을 아이템베이와 아이템매니아 등 아이템 중개업체에서 다른 게임 이용자에게 개당 최대 400만원에 팔아넘기는 등 2012년 7월부터 2년간 1조550억원어치를 불법 거래했다.

이처럼 아이템 현금 거래는 거래 자체에 문제가 있기 보다는 다른 위법을 행할 유혹 요인이 많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도 개인간 거래는 크게 문제 삼지 않지만 아이템 작업장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게임업체들도 아이템 현금 거래를 알면서도 방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다수 업체들이 약관을 통해 아이템 거래를 금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온라인게임 아이템들이 중개사이트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이템중개 사이트에는 하루에도 적게는 몇백건 많게는 수천건씩 아이템이 올라오고 팔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개발자 김재형(29·가명)씨는 “게임을 즐기기 보다는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하는 친구들도 많다”며 “아이템 현금 거래가 활성화된 게임일수록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가 많은 것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밝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체들은 현금으로 아이템을 팔면서 개인간 거래만 규제하는 것에 불만을 갖는 유저들이 많다”며 “업체들도 최근에는 개인간 거래에는 크게 규제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개사이트에서 자신들이 만든 게임아이템이 얼마나 팔리는지로 인기 척도를 판단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원태영 기자
원태영 기자
won@sisabiz.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