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자산기피·안전자산선호 다시 고개…"채권시장에 우호적인 재료만 가득"

 

파운드화 가치는 하락세를 보이며 31년내 최저치를 다시 썼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커지며 영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흘러나왔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브렉시트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다. 파운드화는 31년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20원 오른 1165.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달러당 1145원까지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원화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파운드화 가치는 하락세를 보이며 31년내 최저치를 다시 썼다. 현지시간으로 6일 오전 7시 기준 달러대비 파운드화 환율은 1.2939달러를 기록했다. 파운드화는 전거래일 오후 7시 기준 1.3025달러에서 빠르게 1.3 달러선을 내줬다.

유럽 현지에서는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며 파운드화 가치 하락에 불을 붙였다. 유럽은행들의 수익성 악화와 영국 부동산 펀드 환매 중단 선언이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 환율 추이 / 그래프=시사비즈 작성

 



전일 영국 투자회사 스탠더드라이프 인베스트먼트는 부동산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환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어 영국 최대의 부동산 펀드 운용사 M&G인베스트먼트와 아비바도 부동산 펀드 환매를 중단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시켰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영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고 파운드화 가치 변동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시장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파운드화가 안정을 찾지 못하고 그 가치가 계속 하락한다면 외국인 투자자는 환위험 회피를 위해 영국 상업용 부동산을 처분하고 이탈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 위축은 브렉시트가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경로의 하나"라며 "영국뿐 아니라 유로존을 비롯한 전세계 실물경기의 동반 둔화를 야기할 트리거가 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원화 대비 파운드화 환율 추이 / 그래프=시사비즈 작성

 

이탈리아 은행들의 재무 건전성 문제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탈리아 은행들은 3600억유로(약 464조76억원)에 달하는 부실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정부는 구제금융 도입을 원하고 있으나 유럽연합의 반대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환율이 들썩이는 가운데 채권 시장도 변동성에 영향을 받았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 금리는 떨어졌다. 특히 장기물인 10년물과 30년물 금리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전일대비 7.9bp 하락한 1.367%를 기록했다. 30년물은 10.7bp 떨어진 2.141%를 기록했다. 

또 다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도 강세를 보였다. 달러대비 엔화환율은 1달러당 100.90 엔을 기록했다. 원화 대비로는 100엔당 1148.35원을 기록해 전일대비 9.79원 상승했다. 

 

 

일본 20년물 국채 금리는 마이너스 금리에 진입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지난 2월9일 마이너스 금리를 기록한 데 이어 20년물도 하락을 거듭한 셈이다. 30년물도 0.015%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마이너스 금리 진입이 유력하다.

 

 

원달러 환율 추이 / 그래프=시사비즈 작성

 

 

국내 채권 시장에서도 국고채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을 갈아치웠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1.4bp 떨어진 1.203%를 기록했다. 국고채 1년물과 5년물 금리는 각각 1.247%, 1.245%를 기록하며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은 1.2%선이 무너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장중 1.198%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다시 한번 기준금리 인하 압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김은혜 KR선물 연구원은 "브렉시트로 인한 시장 충격이 점차 드러나면서 숨죽여 있던 불확실성이 재점화되었다"며 "안전자산 선호심리와 글로벌 완화 기조에 채권시장에 우호적인 재료만 가득해 당분간 사상 최저라는 단어에 익숙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고채 최종호가 수익률 추이 / 표=시사비즈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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