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전 분양절차에 들어간 분양권 거래에 매수세 쏠릴 가능성

 

서울 소재 공인중개사무소 / 사진=뉴스1
정부는 28일 신규 주택 분양권 구매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한도, 보증횟수를 제한하는 등 집단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를 위시한 청약광풍과 이로 인해 급등하는 분양가를 잡기 위한 정부의 가장 강력한 조치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번 정부 규제는 신규 분양시장, 특히 강남권 일부 단지를 겨낭한 성격이 강하다. 유정석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이번 대책으로 영향을 받을 분양시장은 전국에서 1%도 안될 정도로 미미하다”며 “주택경기 위축을 염려해 규제가 적용되는 지역을 한정한 결과”라고 말했다

일부 단지만을 겨낭한 이같은 정부의 조치로 기존 분양권 거래시장이 오히려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HUG의 집단대출 보증제한은 7월 1일 이후 분양을 시작한 주택에만 적용된다. 7월 이전 분양절차에 들어간 주택의 분양권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기때문에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보증제한을 받지 않는 기존 분양권 거래시장으로 투자수요가 몰리며 가격상승이 이뤄질 가능성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이를 ‘신규 분양시장 제한에 맞선 반사효과’라 말한다. 김 팀장은 “(7월 이전 분양계약이 체결된 주택의) 분양권을 구매할 때 신규 구매자는 HUG의 기존 분양보증을 승계하게 된다. 이로 인해 정부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이를 노려 기존 분양권 거래시장에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상승이 일어나는 반사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에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풀린 송파구 인근에 위치한 H 아파트는 분양권 웃돈이 더 추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부 규제가 신규 분양시장에 국한됐기에 (기존 분양권) 거래시장에 큰 영향은 없다고 보고 있다"며 "매물을 내놓은 판매자들도 은근히 가격상승을 기대하는 눈치"라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S 아파트 단지도 분양권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해당 단지 분양권은 초기 분양가 대비 1억원 이상의 웃돈이 붙었다. 반포동 인근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신규 분양단지 청약을 기다리던 기대수요자들이 S 아파트 분양권 거래 문의전화를 이전보다 많이 한다”며 “(구매자들이) 이자비용이 상대적으로 덜한 기존 분양권 거래에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신규 분양시장이 아닌 기존 분양권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제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투자수요가 기존 분양권 거래시장에 몰리면서 가격상승이 이뤄질 순 있다. 다만 이는 단지의 미래가격에 대한 투자의 성격이 강하다"며 "신규 분양시장의 분양가가 주춤하면서 이를 기준으로 제한된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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