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조선·해운업 업황 회복에 부정적…불황 장기화될 듯"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여파로 국내 조선·해운업 불황이 장기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은행들이 조선·해운 기업들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고 29일 밝혔다. / 사진=뉴스1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여파로 국내 조선·해운업 불황이 장기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은행들이 조선·해운 기업들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고 29일 밝혔다. 지금까지 쌓은 충당금으론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은행권의 조선·해운업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72조원에 달한다. 조선업이 70조원, 해운업이 2조원 규모다. 조선업의 경우 대우조선해양이 22조7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17조4000억원, 14조4000억원 수준이다. 중견 조선사인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STX조선의 익스포져 규모는 15조1000억원이다. 구조조정 중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익스포저는 각각 1조1000억원, 6800억원이다. 법정관리 중인 창명해운은 5000억원 규모다.

문제는 조선·해운업 익스포저가 높은 국책은행들이 대형 조선사들의 여신등급을 여전히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익스포저 규모가 가장 큰 대우조선해양이 그렇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수은 12조6000억원, 산은 6조3000억원, 농협은행 1조4000억원의 부실 위험에 노출돼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2015년 7308%로 회복 불가능한 수준이다. 수주 절벽도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산은과 수은의 대우조선해양 여신등급은 여전히 정상이다. 은행권은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의 여신도 정상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특수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91.5%다. 이 가운데 산업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78.65%로 은행권에서 가장 낮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브렉시트가 현실화됐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국내 조선·해운업 불황을 장기화 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권이 조선·해운 기업들 여신등급을 낮추고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보원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브렉시트로 조선·해운 업황 반등 기회가 멀어졌다. 은행들은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지금까지 쌓은 충당금으론 부족하다"며 "선주들은 유럽에 많이 있다. 브렉시트로 유럽 경제가 악화되면 배 발주가 줄어들 수 있다. 영국의 해양프랜트 직간접적 주문도 감소할 것이다. 유가도 하락해 해양플랜트 수요가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브렉시트로 해운업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유럽경제가 악화하면 세계 무역량이 감소한다. 물동량이 줄어 해운업 비즈니스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브렉시트로 영국의 석유메이저 브리티쉬페트롤리엄(BP)도 악영향을 받을 것이다. 우리 조선 3사의 발주도 위축될 것"이라며 "유가도 오름세를 보이다 주춤하고 있다. 브렉시트는 유가에도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조선·해운업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여신 등급 조정은 과거 실적과 미래 전망을 통해 이뤄진다. 실질적 어려움이 현실화되면 낮출 수 있다. 검토하고 있다. 다만 지금은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를 가정하고 지원하고 있기에 정상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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