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원이상 주택 중도금 대출 중단 영향 주목…내주 분양 개포 ‘디에이치 아너힐즈’ 첫 시험대

 

지난 4월 사업시행인가 후 한달 새 1억원이 넘게 오른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 사진=뉴스1

 

강남 재건축 분양시장은 정부의 중도금 대출규제 강화정책 발표로 변곡점을 맞게 될까. 28일 9억원 이상의 주택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보증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은 주택시장을 실수요자 위주로 돌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단도직입적으로 ‘9억원 이상의 주택은 돈 있는 사람만 청약하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때문에 떳다방에서 당첨 일주일만에 수천만 원씩 웃돈이 형성돼 거래되던 그간의 행태는 당분간 잠잠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현재 분양시장의 강력한 유동성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1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한 최근 몇주 간 강남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부가 떳다방 현장단속과 동시에 강력한 규제의 칼날을 빼들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음에도,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택지지구 내 ‘래미안 루체하임’ 일반분양은 계약시작 5일만에 완판되는 등 강한 매수세가 확인됐다. 올해 분양한 강남 단지들 가운데 역대 최단기간 완판 기록이다.

결국 이번 정책은 정부가 열기를 더해가는 분양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게 맞지만 단타로 들어왔던 가수요, 즉 투자자를 차단하는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분양을 앞두고 있는 개포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는 정부규제의 영향력을 가늠할 첫 타자가 된다. 업계는 실수요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해 완판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실수요자도 금융비용이 커질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큰 리스크는 아니다”며 “단타로 들어왔던 투자수요를 걷어내는 정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정부의 이번 정책으로 강남 진입은 더욱 어려워지면서 강남 부동산 시장은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등 진입장벽만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은 계약금만 있으면 청약이 가능했지만 당장 다음달부터는 전액 마련이 가능한 사람만 청약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강남구 개포동의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 분양시장은 원래 갈 곳 잃어 구천을 떠돌던 여유자금이 몰리던 곳 아닌가. 심리적 위축으로 잠시 주춤할 수는 있어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 우리만의 리그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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