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참여자 브렉시트 찬반 투표 촉각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브렉시트 등 대외 변수 탓에 변동성이 큰 장세가 펼쳐질 전망이다. / 사진=뉴스1

 

 

지난주 코스피는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공격적 매도세에 지난주 첫거래일부터 1.91%나 급락했다. 6월초 연중 최고치인 2035.27을 기록한 지수는 1950포인트까지 밀렸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국내 증시는 번 주(20~24일)에도 굵직한 글로벌 이벤트를 앞두고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주 증시를 흔들었던 브렉시트 찬반 투표가 23일(현지 시각) 실시된다. 브렉시트 이슈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며 주요 2개국(G2) 경기와 미국 금리 인상 이슈로 투자자의 관심이 이동할 전망이다.


◇ 아직 잔존하는 브렉시트 불확실성

초미의 관심사인 브렉시트 투표에 그동안 시장 참여자들은 영국이 유럽연합(EU)에 남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설문조사에서는 EU 탈퇴를 지지하는 비율이 약간 높게 나타났다. 다만 지난주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하던 영국 노동당의 조 콕스 하원 의원이 선거구민 간담회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진 사건이 변수가 되고 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금융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영국의 유로존 탈퇴가 진행되면 영국 경제가 침체될 것이라 경고했다. IMF는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내년 영국 경제는 0.8%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EU 잔류를 가정한 전망과 비교하면 2019년에 영국 경제 생산은 최대 5.5% 줄어든다. 반면 영국이 EU에 잔류하면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사라져 올해 경제 성장률이 1.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브렉시트는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은 삼성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의 자본 유출로 인해 파운드화 약세가 가속화되고 기타 자산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위험 회피 성향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영국이 유럽연합 국가들과 협상을 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은 늘어날 전망”이라 밝혔다.

강선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브렉시트 리스크 진단'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금융 시장에서 영국의 영향력은 작지 않아 브렉시트가 상당 기간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 연구위원은 브렉시트로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 유입된 영국계 자금이 급격히 유출되면 금융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올해 1∼4월 국내 증권 시장에서 주식 42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전체 외국인 순매수 금액(2조8000억원)의 15% 수준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특히 3∼4월에는 영국의 순매수 금액이 전체 외국인 주식 매입의 3분의 1 수준인 1조8000억원에 이른다.

반면 영국이 EU에 남는 결과가 나온다면 파운드화 가치는 상승하고 주식시장을 비롯한 위험 자산도 강세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채권 시장에서는 매도세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유럽연합 잔류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증시는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반등세를 보일 것이다. 이미 브렉시트 부결에 대한 기대감은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하락세를 보이던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가치가 상승세로 전환했고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던 주요국 국채 수익률도 반등 중"이라 설명했다.

◇ 글로벌 경기와 미국 경제 주요 지표 주목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이벤트가 지나가면 다시 글로벌 경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투표에서 영국의 EU 잔류가 결정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안도감이 유입될 것”이라며 “브렉시트 이슈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며 글로벌 불확실성 변수인 주요 2개국(G2) 경기와 미국 금리 인상 이슈로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이동할 전망”이라 밝혔다.

특히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국내 시장 참여자의 관심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금리 인상 여부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는 까닭이다.

이번 주는 금리 인상의 판단 재료가 되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의회 통화 정책 보고 등을 주목할 전망이다. 옐런 의장은 오는 21일과 22일 의회에서 상반기 통화 정책 보고에 나선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은 옐런 의장이 경제 진단이나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 기존과 다른 새로운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외에도 연준 위원 연설과 미국 경제 정책관련 회의가 이번 주 예정돼 있다. 20일에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21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이사 연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 주재 금융안정감독위원회의가 열린다.

이번 주 나올 주요 지표도 주목된다. 22일에는 4월 주택가격지수, 5월 기존주택판매,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석유재고가 발표된다. 23일에는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자수와 5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국가활동지수(CFNAI), 6월 마르키트 제조업 PMI(예비치), 5월 신규주택판매, 5월 CB 경기선행지수, 외국중앙은행 미 국채 보유량이 발표된다. 24일에는 5월 내구재수주와 6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확정치)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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