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투자자 현명하게 만들어” …“ 개인, 반드시 분산투자를” 강조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CIO(부사장)/ 사진 정진건 기자
“시장은 올해도 특별히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주식의 매력은 여전히 높다.”
국내 최고의 가치투자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CIO(부사장)는 특히 주가가 싸다는 점에서 낙관적이란 입장을 보였다.

 

“경제 전체를 보면 시장은 여전히 어렵다. 낙관적 전망이 없다. 세계경제나 한국경제 모두 마찬가지다. 마찬가지로 시장도 올해 특별히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작금의 상황을 반영해 주가가 절대적으로 보나 상대적으로 보나 매우 낮아진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브렉시트를 앞두고 시장이 혼조 상태인데 전체적으로 주가나 코스피 수준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허 부사장은 특히 사상 최저로 떨어진 저금리 기조도 주식에 긍정적이란 입장을 보였다.
“저금리 기조로 투자대상이 제한적이라 부동산보다 우량기업주에 투자하는 것이 캐시플로우 창출에 유리하다. 게다가 세금 면에서도 주식의 매력은 높다. 소액주주의 투자이익은 비과세고 배당소득세도 9%로 매우 낮다. 게다가 분리과세도 가능하다. 연말로 가면서 이런 점이 부각될 것이다.”


그는 특히 경제상황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자제하는 게 오히려 주식 투자자들에게 이익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기업들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과거처럼 대규모 투자로 고도성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투자 리스크를 감안해 적정 성장을 추구할 것이다. 이 때문에 배당성향이 점차 높아질 것이며 그만큼 주식의 메리트가 높아진다.”


◇위기는 최고의 기회다

허 부사장은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떨어진 게 최고의 기회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주가 수준은 2007년 이후 9년째 박스권에서 머물고 있다. 그렇다보니 투자자들의 투자 스타일도 박스권에 기계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이 보편화됐다. 그런 점에서 브렉시트라는 단기 악재를 이용해 적극 매수할 필요가 있다. 대응만 잘 하면 어떤 투자자산보다 높은 수익 실현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그는 신영자산운용 역시 지금 열심히 분할매수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3~5년 투자에 적합한 종목들을 담고 있다. 가치에 비해 가격이 싼 종목,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 주주가치가 높은 종목 다시 말해 지주회사 같은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 

 

특히 남들이 위기라고 움츠러들 때가 사실은 최고의 호기라고 강조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돌이켜 보면 안 좋을 때 투자해서 손해 본 적이 없다. 반대로 낙관적일 때는 손해 본 적도 있다. 시점을 더 멀리 잡아 IMF 외환위기 이후를 보더라도 안 좋을 때 투자한 게 좋았다. 위기 국면에서 자산 가격이 낮았기 때문이다.” 

 

허 부사장은 다만 저금리 시기란 점을 감안해 목표수익률을 낮추라고 조언했다.
“금리 1.25%에선 과도한 리스크를 질 필요가 없다. 지속적으로 버는 것이 좋다. 기대수익률을 다소 낮추면 충분히 투자가 가능하다.” 

 

중국 리스크와 관련해선 살아남는 기업엔 오히려 가점을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은 중국 때문에 돌아가면서 업종별로 위기가 온다. 그러나 중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기업들은 경쟁력이 아주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 기업들은 종합주가지수 대비 고수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허 부사장은 특히 해외 투자에서 ETF를 잘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게 불안하다면 굳이 한국만 보지 말고 외국 주식을 봐도 된다. 한국경제는 성장률이 낮으니 성장률이 높은 국가에 투자하면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도 있는데, 그런 기업들은 주로 아시아권에 몰려 있다. 지금 여러 증권사들이 그런 나라에 투자하는 ETF를 내놓고 있다. 그런 ETF를 이용하면 분산투자를 하면서 기대수익률까지 높일 수 있다.”

◇장기투자가 안정적 수익률의 비결

신영자산운용은 주식형 펀드에서 최근 1년부터 5년에 이르기까지 장단기 전 기간에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낸 회사로 유명하다. 그 비결이 궁금했다. 

 

허 부사장은 “우리 펀드는 수익률 변동 폭이 적은데, 투자 스타일에 기인한다. 가치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주가가 현저히 높으면 아예 접근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러면서 가치투자는 어느 정도 예측력이 있다며 장점을 강조했다.
“단기적으로 보면 주식시장은 가치와 정확히 맞지 않는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거의 정확히 가치를 따라 간다. 이 때문에 (신영은) 기업가치가 계단형으로 상승 가능한 기업을 찾아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 

그는 다만 “주가가 가치가 아닌 스토리에 의해 올라가는 기업은 불안하다”며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 부사장은 신영이 안정적 수익률을 유지하는 비결엔 장기투자 전략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장기투자의 또 다른 매력은 배당을 재투자하는 것이다. 이것이 또 우리 펀드가 안정적 수익을 내는 요인이기도 하다. 매년 5% 배당을 하면 주식이 5%씩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꾸준히 이 전략으로 간 결과로 안정적 수익을 냈다. 투자 기간으로 최소 3년을 같이 가는 게 가능한 기업만 본다. 이것이 우리 펀드의 변동성이 낮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또 안정적 수익을 내려면 신뢰 역시 중요하다고 꼽았다.
“펀드 매니저 이직이 가장 적은 회사이기에 투자 전략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고 중장기 투자가 가능하다.”
이것이 신영이 시장의 신뢰를 얻는 비결이라고 했다.
“결국 투자의 근거는 신뢰이다. 투자자는 우리를 믿어야만 자금을 맡긴다. 우리는 또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기업이라야 투자한다. 결국 신뢰의 적합 여부가 결과를 좌우한다. 오너를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이 가장 좋은데, 더 좋은 것은 오너가 없이도 시스템이 안정된 기업이면 된다.”


그런 점에서 “(신영은) 인생의 파트너로 같이 갈 자산운용사를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고객을 위해 대신 일하는 회사를 지향한다. 고객의 자산이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회사이다.”

◇개인 투자자 꼭 분산투자 해야

그에게 개인 투자자들이 눈여겨 볼 섹터나 업종에 대해 물었다.
허 부사장은 이에 대해 “업종이나 섹터를 보는 것은 단기투자다”면서 “3년에서 5년을 함께 갈 기업이라야 한다. 그런 기업들은 대부분 배당수익률이 높은 전통적 우량기업들이다. 그렇다보니 역사가 깊고 수익성이 좋으며 배당 잘 하는 곳을 찾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정 업종에 투자하려면 개별기업보다 ETF가 보다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종목에 집중 투자를 했다가 날아가면 몇 십 퍼센트 손실이 생긴다. 그런 점에서 (분산투자를 대신 해주는) ETF는 훌륭한 투자의 대안이다. 펀드와 같은 성격인데 적은 거래비용으로 리얼타임 투자까지 할 수 있다. 게다가 해외 ETF도 종합과세 대상이 아니다.” 

 

그는 개인 투자자라도 꼭 포트폴리오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어도 5 종목 이상에 분산하라. 과도한 리스크를 지고 집중 투자했다가 손절매 두 번 하면 금방 반 토막 난다. 그 원금을 복구하려면 수익률을 더블을 만들어야 한다. 안정적으로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다.” 

 

허 부사장은 장기간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로 투자 대상이나 기대 수익률이 줄었지만 그게 결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며 말을 맺었다.
“저금리가 사람을 스마트하게 만드는 것 같다. 투자에 대해 더 고민하고 연구하게 만든다. 현명하게 투자하게 만든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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