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실패하면 미래없어”...단두대 오른 조양호·현정은 리더십
  • 박성의 기자(sincerity@sisabiz.com)
  • 승인 2016.06.1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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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전면’·현정은 ‘막후’ 상반된 행보...해운동맹 두고 이해관계 ‘살엄음판’
해운사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오른쪽). / 사진=뉴스1

 

빚더미에 앉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회생을 위한 구조조정 작업에 돌입했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현대상선은 국제 해운동맹 가입여부가 판가름 나지 않았고 한진해운은 채무재조정과 용선료 인하라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양사 모두 하나의 고비라도 넘지 못할 경우 사운이 흔들릴 처지에 놓였다. 그 동안 침묵하던 각사 최고경영자(CEO)들도 배수진을 치고 난관을 풀어나가기 위한 물밑협상에 돌입했다. 양사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가운데 CEO들의 행보에 해운업계 이목이 쏠린다.

◇ ‘외유내강’ 현정은 對 ‘강단있는’ 조양호

현정은 회장은 공개석상에서 현대상선에 관한 질문에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 회장은 16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 초청 CEO 조찬강연회’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국제 해운동맹 가입 지원 의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현 회장은 이날 간담회 직전 임종룡 위원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과 5분여의 환담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상선 지원의 키를 쥔 임 위원장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 회장이 암행을 거듭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현 회장이 현대상선 회생을 책임질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 회장은 사재출연과 대규모 감자를 단행하는 등 기업회생 의지를 몸소 보이고 있다. 용선료 인하를 막판까지 거부하던 해외 선주인 조디악 회장에게는 ‘현대상선을 도와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조디악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현 회장이 대외 목소리를 자제하고 막후에서 협상을 돕는 사이 조양호 회장은 대내외 창구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조 회장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한진해운을 맡은 이상 회생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다른 계열사까지 힘들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14일 오전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에서 캐나다 용선주 시스팬의 게리 왕 회장을 만나 진행 중인 구조조정에 대해 설명하고 시스팬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에코쉽 등 향후 선박 운영계획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용선료 조정에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과 현 회장 스타일이 극단이다. 조 회장은 과묵하지만 할 말은 언제 어디서든 하는 스타일이다. 자신이 맞다고 느끼면 일단 밀어붙인다”며 “현 회장은 꼼꼼하게 여러 현안을 챙긴다. 아는 지인도 많아 자문을 많이 얻고 있는 것으로 안다. 특유의 조용하지만 강단 있는 언변도 강점”이라고 밝혔다.

◇ 조양호 회장, 현정은 회장 도울까

조 회장과 현 회장이 각자의 강점으로 상선사를 지원하는 사이, 양 선사의 이해관계가 미묘하게 얽히게 됐다.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을 해결하고 국제 해운동맹 가입에 총력전을 펼치는 사이, 한진해운은 해운동맹 가입을 마무리 짓고 용선료 협상을 코앞에 뒀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에 성공했기에 한진해운도 비슷한 수준에서 용선료를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현대상선을 덕을 보게 됐다는 평가다.

반면 해운동맹에 이미 합류한 한진해운이 현대상선을 도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정부에서는 양사를 모두 살려둔 뒤 합병 등의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한진해운 입장에서 현대상선과 반드시 같이 회생해야할 이유는 없다.

조 회장 역시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디(THE) 얼라이언스'가입을 두고 원론적인 반응을 내놨다. 16일 한진해운에 따르면 조 회장은 "회원사의 동의가 있으면 자사도 (현대상선 가입을) 승인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회원사가 부정적 의견을 내놓는다면 한진해운도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한 반응은 자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 회장이 조 회장과의 대화창구를 마련하는 대신, 다른 해운사 설득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CEO가 같은 처지에 놓였지만 이해관계가 미묘하게 달라 만남이 성사될 확률은 적다는 것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용선료 협상에 대해 "6월 초 디 얼라이언스 소속 6개 선사에 공식적인 가입요청을 했으며 현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이에 대한 각 선사들의 답변을 얻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현재 긍정도 부정도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성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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