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HV 헐값 인수로 출구전략 추진 힘들 듯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3월 25일 '케이블, 창조적 파괴로 도약하라'는 주제로 케이블 산업의 전략 방향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 사진=민보름 기자

 

 

한국케이블TV방송SO협의회가 15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인가 여부 결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인가가 미뤄지면서 업계가 전략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CJ헬로비전이 비교적 헐값에 팔리면서 케이블이 자력으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찾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케이블 업계 2위 티브로드는 올해 초 기업공개(IPO) 계획을 연기했다. 이전까지 태광그룹이 IPO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업계 3위 씨앤엠(C&M, 현 딜라이브)을 인수하리라고 예상됐다. 그러나 태광은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대신 ‘출구전략’에 대한 소문만 나돌았다. 소문의 내용은 기업들이 하향세를 그리는 케이블 사업을 이동통신 업계에 넘기려한다는 것이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C&M 인수설이 돌 당시 “가격이 맞는다면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인수합병 인가를 받더라도 빠른 시일 내에 다른 인수합병 건이 진행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CJ헬로비전 지분이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CJ헬로비전 대주주 CJ오쇼핑은 지분 매각 가격을 부풀리기 위해 실적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CJ오쇼핑이 SK텔레콤에서 받은 대금은 1조원이다.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이 비교적 헐값에 팔리면서 케이블 업체들이 생각하는 가격과 받을 수 있는 가격 사이에 차이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케이블 업계 관계자도 “LG유플러스가 C&M 인수 시 생각하는 가격은 1조원인데 C&M은 최소 2조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는 2007년 2조 1000억원에 C&M을 인수했다.

이 관계자는 “때문에 케이블 업체들은 가격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새 서비스를 개발하고 가입자 당 평균요금(ARPU)을 늘리기 위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브로드는 13일 가정에 설치된 CCTV를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스마트홈캠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사물인터넷(IoT) 사업에 뛰어든 이동통신사들이 내놓은 대표적 스마트홈 제품이다. 티브로드는 이밖에도 지역채널을 강화하고 양방향 데이터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C&M도 이동통신사와 경쟁하기 위해 가정용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사명도 딜라이브(D'LIVE)로 변경했다. CMB는 7월부터 LG CNS와 공동으로 클라우드TV 솔루션을 적용한 상품을 내놓는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케이블이 하락세라고 해도 공익을 위해 지역채널을 살리는 등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면서 “정부가 케이블 산업에 대한 정책 방향을 세우기 전에 사기업 간 M&A로 산업 구조가 재편돼버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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