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엣 헤네시의 ‘아오 윤’에 세계 전문가들 호평

 

최근 중국에서 세계 마니아들의 눈길을 끄는 레드 와인이 나왔다. 구름 위에서 노닐다는 뜻의 ‘아오 윤(Ao Yun ; 敖云)’이란 이름을 달고 나왔다. 2013년이 첫 빈티지인데 한 병 값이 우리 돈으로 환산해 40만원 정도 간다고 한다.
와인 레이블에는 산지가 영국 소설가 제임스 힐튼이 <잃어버린 지평선>에서 이상향으로 그린 샹글릴라(Shangri-La)라고 적혀 있다.
세상에 처음 나온 이 와인에 그렇게 높은 가격이 매겨진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도 중국산 와인에. 이상향이란 호기심이 한 몫을 했을까.
이 와인을 만드는 회사는 모엣 헤네시(Moët Hennessy)다. 루이뷔통이나 크리스챤 디오르 같은 명품을 만드는 LVMH 계열이다. 헤네시 위스키는 물론이고 크룩(Krug)이나 돔페리뇽 같은 최고급 샴페인도 만들고 있다. 최고의 화이트 와인으로 꼽히는 샤또 디켐이나 역시 명품 와인인 샤또 슈발블랑도 내고 있다.
회사 측은 명품회사가 만드는 와인이라서 비싼 게 아니라 그만한 값을 한다고 했다. 우선 이 와인을 만드는데 그 정도 비용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아오 윤은 티벳 지방 험준한 산지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든다. 메콩강 상류 협곡 위에 아슬아슬하게 만들어진 밭에서 재배한다. 와이너리의 해발 고도가 2600m이고 포도밭도 2200~2600m 고원에 있다.
포도를 수확해 와이너리고 옮기려고 해발 4000m가 넘는 고개를 넘기도 한다고 했다. 만약을 대비해 산소마스크까지 가지고 다녀야 할 정도다. 게다가 포도밭 근처엔 아예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다. 트랙터 같은 농기구는 사용할 수조차 없는 곳이다. 야크로 밭을 갈고 일일이 포도나무 가지를 잘라줘야 한다. 자연히 세계 제일의 유기농 환경을 자랑한다.

크룩과 모엣샹동 등을 생산하는 모엣 헤네시가 최근 중국 샹그릴라의 첫 빈티지 와인 '아오 윤'을 공개했다./사진 제공=MH샴페인&와인코리아

 


◇첫 빈티지 2만4000병 희소성 높아


게다가 수확량 자체가 많지 않다. 첫 빈티지는 2만4000병에 불과하다. 회사 측은 앞으로 5년 내 5만병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지만 거대한 배후 수요를 감안하면 여전히 적은 수량이다. 당연히 콜렉터들을 겨냥해 만든 와인이란다.
비싼 값에 버금갈 만큼 충분한 맛과 저장성도 갖췄다는 게 전문가들 평이다.
와인 전문가들은 짙은 암갈색이 감도는 붉은 빛의 이 와인이 매우 감미롭다고 입을 모은다.
카비네 쇼비뇽 90%에 카비네 프랑 10%를 블렌딩 했으니 우선 국제적 와인이 될 품종의 기본은 갖췄다. 그것만 갖고도 잘 익은 블랙베리 맛에 스파이시한 향신료와 감초향이 어우러진 복합적인 풍미를 풍긴다고 한다. 게다가 강렬한 탄닌과 15도에 가까울 만큼 높은 알코올 농도가 저장성을 높인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그 강렬한 탄닌이 거칠지 않고 비단결처럼 녹아들어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는 느낌이 일품이라는 것. 명품 회사 이름에 손색없는 와인인 셈이다.

◇도전으로 만들어내는 명품

모엣 헤네시는 단지 중국에서도 와인을 생산한다는 명목 때문에 이곳을 택하지는 아닌 것 같다. 프랑스 와인회사 중에 이미 라피트 로칠도가 산동에 와이너리를 확보했고 모엣 헤네시 역시 닝샤에 와이너리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 지역들은 좋은 와인을 만들기에 적합한 곳은 아니다.
그래서 찾고 또 찾아 낙점한 곳이 중국에서도 오지인 샹그릴라다. 이곳은 이미 19세기부터 예수회 선교사들이 포도를 재배했을 뿐 아니라 최근 중국 정부가 농민소득 증진 차원에서 포도 재배를 권장한 곳이기도 하다.
워낙 고지라 서늘한데다 하루에 서너 시간 정도만 햇살이 비치는 게 이 지역 포도밭의 장점이기도 하다. 평지에선 넉 달이면 익을 포도가 이곳에선 5~6개월 걸려야 익는다. 자연히 슬로우 농법을 할 수 밖에 없다. 덕분에 이곳 포도는 미네랄을 많이 빨아들여 농도 짙은 와인을 내는데 도움을 준다.
모엣 헤네시는 이곳 포도밭 30 헥터를 50년간 빌렸다. 이 회사는 이미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 오래 전부터 해외 산지를 개척한 경험이 있다. 1959년엔 아르헨티나에 진출했고, 1973년엔 프랑스 와이너리 중에선 처음으로 미국 나파밸리에도 투자했다. 명품은 단순히 앉아서 얻는 게 아니라 그만큼 모험도 한다는 얘기다.
높은 가격엔 판매전략도 작용한 것 같다. 회사 측은 이미 6000병을 미국 시장에 배정해 실어 보냈다. 중국엔 3분의 1만 팔기로 했다고 한다. 인구는 많은데 물량은 적으니 중국에선 전량을 구입하겠다는 주문이 쇄도한다고 한다. 수요가 넘치고 넘치니 40만원도 싼 셈이다.
세상에 나온 지 오래지 않아 희귀성이 높은 이 와인을 한국에선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모엣 헤네시 관계자는 구체적 일정은 미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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