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풀린 이란·인구 2억5000만 인도네시아 주목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해 3월 경기도 성남시 한국식품원구원 정문에서 열린 할랄식품 사업단 출범식에 참석해 현판을 만지고 있다. 농식품부는 사업단이 UAE, 인도네시아 등 국가별 할랄 인증기준을 분석하고, 적합한 할랄 식품을 개발해 제품 생산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사진=뉴스1

 

할랄시장이 2700조원 규모로 커지면서 정부와 식품업계 모두 잰걸음이다. 국내 농식품의 이슬람권역 수출액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제재 빗장이 풀린 이란과 거대 인구의 인도네시아가 특히 주목받는 시장이다.

할랄은 무슬림이 먹어도 되는 음식을 뜻한다. 할랄식품이 되기 위해서는 원료 뿐 아니라 생산장소와 시설, 공정, 수송까지 두루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9월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할랄시장은 2조3000억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한화 약 2700조원 수준이다. 전망도 밝다. 지난해 삼정KPMG가 발간한 ‘글로벌 식품 신시장 할랄’에 따르면 “2019년까지 연평균 11.9%의 성장률로 2조5370억 달러 규모까지 커져 전세계 식품 시장의 21.2%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3000조원 시장이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농촌경제연구원 ‘이슬람권 농식품 시장수출 동향 및 잠재성’에 따르면 국내 농식품의 이슬람권역 국가로의 수출액은 2014년 8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10년보다 34.9%가 늘어난 수치다. 물량기준으로도 42.6%가 증가했다.

국내 식품업계 주력 품목들의 수출성장세가 가파르다. 아직 액수는 작지만 추세가 좋다. 커피조제품(3000만달러), 아이스크림(1760만달러), 라면(600만달러) 수출이 활발하다.

라면업계 1위 농심은 일찍부터 ‘할랄신라면’으로 무슬림 시장을 공략했다. 농심은 2011년부터 소고기 함유를 뺀 원료로 맛을 낸 맞춤형 라면을 개발해 수출 중이다. CJ제일제당도 햇반과 김 등 다수 품목에서 할랄 인증을 획득해 수출하고 있다.

최근 눈에 띄는 수출 국가는 국제금융제재가 해제되면서 빗장이 풀린 이란이다. 이란으로의 수출은 2010년 대비 2014년에 246%가 뛰어올랐다. 정부 측 움직임도 빨라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5월 이란 최대규모 유통업체 대표들과 농식품 정보교환과 협력증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규모 덕에 주목받는 시장이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인구 2억 5000만 명 가운데 87%가 회교도다. 인구규모로는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다. 또 자체 할랄인증 제도인 MUI를 통해 세계 할랄 식품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할랄인증 기관인 MUI로부터 조제분유, 멸균유, 주스블랜드 3종 6개 제품에 대해 할랄(Halal) 인증을 받았다. 다만 매일유업 관계자는 “당장 시장공략에 주력하는 상황은 아니고 기회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할랄인증은 우유와 치즈 등 신선도 중요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부수적 효과도 가져다준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할랄 인증은 시장 진출에 필요할 뿐 아니라 깨끗하고 안전한 제품이란 걸 인증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인구규모(3000만명)가 작지만 관심 받는 수출국이다. 케이팝 등 한류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한국산식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밀키스와 알로에주스의 할랄인증을 받고 말레이시아에 수출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할랄 인증을 통해 기존의 말레이시아 현지의 테스코, 콜드스토리지 등 유통 채널 판매 확대를 노린다는 심산이다. 또 계열사인 세븐일레븐 등 신규 채널 개척을 활용해 무슬림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중소기업계도 적극 움직이는 모습이다. 5월 중소기업중앙회는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할랄(halal)식품시장 수출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시장조사, 현지업체 발굴, 박람회 개최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란, 이집트, 터키 시장조사에도 나선다. 시장조사 결과는 중기중앙회를 통해 업체들과 공유한다.
 

8월에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 등 이슬람 국가에서 한국식품 박람회인 케이푸드(K-FOOD)페어가 열렸다이슬람 젊은층을 대상으로 국내업체가 생산한 할랄식품을 꾸준히 알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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