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가치 산정 다소 높지만 과도하지 않아"

호텔롯데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에 한발 더 다가섰다. 다음달 진행될 공모청약을 마치면 사상 최대 공모액을 갈아치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9일 호텔롯데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내달 21일부터 22일까지 공모청약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공모 희망금액은 9만7000원에서 12만원이다. 공모금액은 내달 15일과 16일 수요예측에서 확정된다.  

 

공모 희망가를 기준으로 호텔롯데는 이번 상장으로 4조6000억원에서 5조7000억원 가량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상장주식의 25%는 신주로 10%는 구주로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호텔롯데는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가 10만2000원 이상으로 결정될 경우 역대 최대 공모액을 갈아치우게 된다. 지금까지 상장시 최대 공모액은 지난 2010년 삼성생명이 기록한 4조8881억원이다. 

 

 

호텔롯데 공모가 밴드 / 표=호텔롯데 증권신고서

 

증권 업계에서는 호텔롯데의 공모액 최대치 경신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공모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호텔롯데가 산출한 자사 영업가치가 증권가에서 예상하던 기업가치보다 높은 수준으로 제시됐기 때문이다.

호텔롯데가 산출한 기업가치는 17조9700억이다. 상장을 앞두고 증권가에서 예상한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는 12조원~15조원 수준에 비해 조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였다면 20조원도 넘어설 거란 전망이 있었지만동종업계 업종 전망이 지난해에 비해 나빠졌다. 

증권신고서에 제시된 희망공모가 밴드는 EV(기업가치)/EBITDA(상각전영업이익)을 적용한 상대가치 평가법으로 산출됐다. 비교 대상기업으로는 호텔신라와 힐튼, 아코르(Accor), 스타우드(Starwood), 상하이 진 지앙(Shanghai Jin Jiang) 등을 선정했다. 

호텔롯데는 기업가치 산정시 운영중인 사업을 나눠서 각 사업의 합을 도출하는 부분의 합(SOTP, Sum of the Parts) 방식을 활용했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앨리엇이 합병 비율 산정을 두고 대립할 때 앨리엇이 제시하기도 했던 방식이다. 

호텔롯데는 영위 중인 사업이 면세점 사업과 호텔사업, 월드, 리조트 등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각 부분에 가치를 따로 계산했다. 부분별로 호텔사업에는 EV/EBITDA 12.29배가 적용됐고, 면세점 사업에는 22.44배, 월드사업은 13.94, 리조트사업은 13.52가 적용됐다. 

호텔롯데 영업가치 산정시 적용된 호텔신라 EV/EBITDA / 표=호텔롯데 증권신고서

 

호텔신라는 호텔롯데 기업가치 산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면세점사업이 호텔롯데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로 절대적이다. 면세점 사업은 전체 사업부문 중에서 가장 높은 멀티플 22.44배가 적용됐다. 

호텔신라 주가는 지난해에 11만원을 웃도는 수준에서 올해 일평균 6만87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비교대상기업 평균주가 산정 기간으로 적용된 지난 4월14일부터 한달간 호텔신라의 평균 주가는 7만874원이다. 호텔롯데는 일주일 평균주가 7만625원을 적용했다. 호텔신라 주가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면 더 높은 영업가치 산정도 가능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각 사업부분의 가치를 합친 호텔롯데의 영업가치는 12조9000억원이다. 여기에 롯데물산과 롯데건설, 롯데손해보험 등 보유중인 관계회사 주식과 부동산 등 투자자산의 가치를 더했다. 적용된 비영업가치는 5조4000억원이다. 이어 순차입금 3445억원을 제외하면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는 17조9700억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영업가치가 예상보다 조금 높은 느낌이 있지만 보수적 추정 관점 차이에서 인정할 만한 수준"이라며 "관점을 바꿔 지난해 예상하던 금액과 비교하면 낮은 가격이 제시됐다고도 볼 수 있어 흥행 여부는 확인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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