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 가격 상승 지속 여부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

미국 텍사스 주에 위치한 OCI 알라모1 태양광 발전소​ / 사진=OCI

 

태양광 업체 OCI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태양광 주요 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까닭이다. 발전소 매각 등으로 현금도 두둑이 쌓은 상태라 투자 여력도 있다. 다만 구조적인 폴리실리콘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은 점은 주가 상승 저해 요소로 꼽힌다.

OCI는 한 때 귀족주라 불렸다. 2011년 1월 3일 종가 기준 주당 65만7000원을 호가하면서 코스피 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국내외 태양광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시장에 참여하면서 OCI의 주력 제품인 폴리실리콘이 공급 과잉 상태가 됐다.

 

수익성이 떨어지자 OCI 주가 역시 하락 국면을 맞게 됐다. OCI 주가는 올해 1월 21일 종가 기준 6만300원까지 떨어졌다. 5년 새 주가의 90%가 날아간 것이다.

그림자가 드리웠던 OCI가 빛을 보고 있다. OCI 주가는 1월말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1월 21일 6만원300원이던 주가는 이달 3일 연고점인 12만3000원까지 치솟았다. 주가가 2배 이상 오르는데 채 4개월이 안된 기간이 걸렸다. 투자자들이 단순히 저점 매수로 접근하기 보다는 업황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주가 상승의 1등 공신에는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이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 정보제공 사이트 피브이인사이트닷컴(PVinsights.com)에 따르면 이달 18일(현지 시각) 기준 고순도(9N·9N+) 폴리실리콘 현물 가격은 킬로그램(㎏)당 17.08달러를 기록했다. 1월 폴리실리콘 가격이 킬로그램당 평균 12.93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4달러 수준의 가격 상승이 있었다.

업계에 알려진 폴리실리콘 생산의 평균 손익 분기점은 킬로그램당 15달러 수준이다. 단순 계산으로 킬로그램당 2달러 가량 이익이 발생한다. 여기에 태양광 업체들이 꾸준히 원가 절감을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마진은 킬로그램당 2달러 수준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OCI에 폴리실리콘 가격은 중요한 요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폴리실리콘 제조가 포함된 베이직 케미컬 사업 부문 매출 비율은 63%다. 폴리실리콘 등 태양광 산업 관련 소재만 따로 빼더라도 매출 비중이 전체 52%를 차지한다. 폴리실리콘 업황이 좋지 않으면 OCI 절반이 흔들리게 되는 셈이다.

실제 OCI는 1분기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OCI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38억17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897억1200만원으로 56.8%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793.2% 증가한 2478억75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다만 미국의 태양광 발전소 알라모(Alamo)7 매각 금액이 1분기 영업이익에 약 660억원 가량 반영된 것을 감안하면 1회성 이익 제외 흑자 규모는 80억원으로 추정된다.

OCI 주가가 더 상승 하기 위해선 2분기 흑자 규모를 더욱 늘릴 필요가 있다. 결국 폴리실리콘 가격에 달렸다. 하지만 글로벌 폴리실리콘 공급 과잉은 국내외 업체들의 증설로 인한 것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거나 공장 문을 닫지 않는 이상 해소가 쉽지 않다. 주가도 이러한 우려 속에 상승 동력이 제한된 상태다. 19일 OCI 주가는 전날보다 6.7% 하락한 10만4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OCI에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부분은 폴리실리콘인 만큼 최근의 가격 반등 추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 지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웨이퍼 등 기타 태양광 소재 가격이 하락세인 것을 감안하면 폴리실리콘 가격의 추가 상승 여력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OCI는 폴리실리콘 업황 개선을 기대하면서 원가 절감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OCI 관계자는 “올해 폴리실리콘 원가 20%를 절감하고 2018년까지 42%를 절감해 폴리실리콘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알라모7 매각 등으로 확보한 현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도 중요해졌다. 폴리실리콘 업황이 나빠질 경우 다른 사업에서 벌충할 수 있는 경쟁력이 필요한 까닭이다.

 

OCI가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말 연결기준 보유 현금은 9107억원이다. 지난해말 5092억원과 비교하면 80%가량 늘었다.  태양광 업황 등 종합적인 요소를 고려해 투자에 나선다는 게 OCI의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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