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부채비율1만1811% 최악…항공업도 개선 난망

해운·항공 업종의 부채비율이 타 업종에 비해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종 주가 역시 과도한 부채비율과 실적 부진 탓에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해운업종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고 항공업계 역시 반등을 위한 체질 개선에 부심하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의 1분기 평균 부채비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12월 결산법인의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보다 0.06%포인트 상승한 122.41%로 집계됐다. 부채비율은 부채 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수치다. 비율이 높을수록 자본 대비 부채가 많은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재무 구조가 불안정하다.

이 중 해운·항공 업종에 속한 회사들의 부채비율이 두드러지게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해운 회사들의 부채비율이 높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양대 선사 중 하나인 현대상선은 이번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1만1811%로 코스피 기업중에서 당연 최고치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804.64%나 늘었다. 한진해운 역시 837.96%로 해운 100대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인 300%를 훌쩍 넘어섰다.

항공업계도 부채에 신음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이 961.22%로 집계됐다. 그나마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01%포인트 준게 이 정도다. 대한항공도 부채비율이 917.64%로 자본총계 대비 높은 부채를 갖고 있다. 더구나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5%포인트 더 상승했다.

이들 기업들의 주가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5월 18일 종가 기준 6950원이던 한진해운 주가는 이달 18일 종가 기준 2035원으로 폭락했다. 현대상선도 지난해 5월 18일 6만4400원이던 주가가 18일 5분의 1수준인 1만3300원으로 떨어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주가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한참 뒤처진다. 18일 종가 기준 대한항공 주가는 2만8400원을 기록해 지난해 5월 18일 종가 4만1600원에서 31%가량 하락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같은 날 6790원이었던 주가가 18일 4490원으로 내려앉았다.


문제는 부채를 줄일 수 있도록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진해운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1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1조59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1% 줄었다. 현대상선 역시 영업손실 16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1조221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2761억원에 달했다.

항공업계도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증가한 1조476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5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줄었다. 대한항공도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교해 70% 가량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은 1749억원을 기록해 적자 폭이 확대됐다. 계열사인 한진해운의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에 따른 지분가치 조정에 인한 평가손실, 영구채권 평가손실 등 3257억원이 영업 외 손익으로 잡힌 탓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채비율이 높은 해운업종과 항공업종의 투자 가치가 높아지려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구조조정이나 경영정상화 과정이 성공적으로 끝나야 한다. 여기에 부진한 업황 속에서 경쟁력을 찾아 실적을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해운업계와 항공업계가 재무 건전성 악화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한진해운13100TEU급 컨테이너선. / 사진=한진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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