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선료 협상, 채무재조정 등 이번 주 결판

생사 기로에 선 현대상선·한진해운에 투자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이번 주 구조조정 성패를 가를 중대 고비를 앞두고 있다. 이 결과에 따라 이들 기업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투자자들의 손실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해운업황 회복을 기대하면서 기다린 주가가 구조조정 수순에 들어가자 곤두박질을 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7000원 수준이던 한진해운 주가는 16일 1970원으로 폭락했다. 현대상선도 지난해 같은 기간 6만8880원이던 주가가 6분의 1수준인 1만1400원으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 명운이 달린 이번 주를 주목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채권단 자율협약 조건 중 하나인 해외 선사들과 용선료 인하 협상 시한이 이번 주에 돌아온다. 정부와 채권단은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시한을 20일까지 못 박고 이를 넘기면 법정 관리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3개월여 가량 영국 조디악, 그리스 다나오스 등 22개 해외 선사를 상대로 용선료 30% 내외 인하를 위한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현대상선은 18일 해외 선주들을 서울로 초청해 용선료 인하 담판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한진해운은 한숨 돌린 상태지만 위기는 여전하다. 한진해운은 지난 13일 결성된 제3의 해운동맹인 'THE 얼라이언스' 합류에 성공했다. 자율협약의 3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는 일단 해결한 것이다.

하지만 오는 19일로 예정된 채무재조정이 분수령이 되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 2013년 5월 23일 3000억원 규모 제78호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다. 이 중 대부분은 상환했지만 잔액 358억원이 오는 23일 상환일을 맞는다.

한진해운은 이날 사채권자 집회에서 회사채 만기를 넉 달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현재 상태에선 사채 상환이 불가능한 탓이다. 만기 연장에 동의하지 않는 투자자에게는 한진해운 자기 주식으로 상환하는 제안도 할 계획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들 기업 채권 가격은 요동치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만기가 다음 달 27일인 한진해운71-2 회사채는 자율협약이 신청된 지난달 25일 장내 시장에서 전거래일 가격인 5799원에서 26.8% 급락한 4242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 저가 매입에 나선 세력이 붙으면서 이 채권은 지난 13일 5140원까지 올랐다. 현대상선 회사채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현대상선 회사채인 현대상선 177-2은 지난달 25일 4450원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11일엔 5850원까지 치솟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 두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된 중대 고비처를 앞두고 투기 세력이 몰리고 있다”며 “이들 회사가 기사회생한다면 지금보다 비싼 값에 되팔 수 있지만 자율협약에 실패해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원금 회복이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진해운 13100TEU급 컨테이너선. / 사진=한진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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