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종목 실적따라 수급 주체 바뀌면서 상승 동력 차별화

5월들어 철강 업종 지수가 하락 반전하고 있다. 종목별 수급 주체가 바뀌면서 업종 내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전망이다. / 사진=포스코

상승세에 있던 철강 업종 주가가 주춤하는 가운데 개별 종목마다 방향성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 종목마다 실적이 엇갈렸다. 수급 주체 역시 이에 따라 바뀌고 있다. 이에 철강 업종 내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따르고 있다.

중국산 철강재 과잉 공급과 글로벌 경기 침체 이후 내리막을 걷던 철강금속 업종 주가가 올해 반등했다. 철강금속 업종 지수는 2007년 8818.71 고점을 찍고 올해 1월 4일 최저점인 3336.49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4776.34로 1400포인트 가량 상승 반전했다. 지난 1월 중국 철강업계 구조조정 소식과 함께 철강재 가격 상승이 이뤄지면서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까닭이었다.


상승세였던 철강업종 지수가 다시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4776.34였던 철강업종 지수는 내리막길을 걷다 9일 4266.04까지 떨어졌다. 차익을 실현하려는 개인 매도세가 거세졌고 철강업종 상승을 이끌었던 기관 매수세가 한 풀 꺾인 영향이 컸다.  


철강업종 대표 종목인 포스코 주가는 고점 대비 20%가량 떨어졌다. 포스코 주가는 올해 1월 21일 연저점인 15만5500원에서 지난달 22일 연고점인 25만2500원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9거래일만에 20만8500원으로 하락했다.


현대제철과 세아제강, 동국제강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22일 연고점인 6만4300원에 도달했지만 이내 하락 반전하며 9일 종가 기준 5만5300원에 마감했다. 세아제강도 1월 21일 주당 4만7600원에서 지난 2일 8만5000원까지 올랐으나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10%가량 주가가 떨어졌다. 동국제강 주가도 지난 2일 연초 대비 2배 이상 올랐지만 최근 약 7%가량 하락했다.     


철강업종 주가는 공통적으로 조정을 받는 모양새지만 개별 종목 수급 주체는 차별화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기관이 7거래일째 순매수에 나섰다. 외국인도 매수액을 높이면서 동국제강 주식을 담았다. 이 기간 개인은 95억원어치 순매도에 나섰지만 기관은 4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동국제강이 연고점을 기록한 2일부터 4거래일차인 9일까지  2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포스코는 기관 차익 매물 실현에 주가가 고전하고 있다. 포스코 주가가 연고점을 기록한 지난달 22일부터 기관은 10거래일째 순매도에 나섰다. 이 기간동안 기관은 1663억원어치를 매도하면서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세아제강은 외국인이 꾸준히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세아제강은 3월 31일부터 9일까지 외국인이 25거래일 연속으로 세아제강 주식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세아제강 주식을 1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다만 기관은 세아제강이 고점에 이르자 매도 물량을 늘리면서 차익 실현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반대로 외국인이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연고점을 기록한 지난달 22일까지 256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그 이후부터 170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에 앞장섰다.  


이같이 수급 주체가 바뀌면서 개별 종목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관이 매수세를 높인 동국제강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566억원을 올려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고 3일 공시했다. 반면 기관이 매도한 포스코는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 감소한 6598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2조4612억원으로 17.4%으로 줄었다.


외국인이 순매도한 현대제철은 1분기 매출 3조7438억원, 영업이익 269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2%, 20.8% 줄어든 규모다. 반면 외국인 순매수가 늘고 있는 세아제강은 1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크다. 하나금융투자는 4일 세아제강에 대해 올해 1분기 판재류 수익성이 회복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 1분기 세아제강의 별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분기 대비 6.7%, 12.0% 증가한 3614억원, 14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철강 업종 내에서도 실적 개선이 뚜렷한 세아제강, 동국제강 등에 외국인과 기관 수급이 몰리고 있다”며 “반면 철강 가격 상승과 중국 구조조정 등으로 철강 업종 반등에 기대감이 컸던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실적 기대치가 낮게 나오면서 조정폭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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